대웅제약-종근당, 치매약 시장 주도권 놓고 ‘신경전’

산업 / 이경화 / 2017-09-22 17:26:29
종근당글리아티린. <사진=종근당>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치매예방약인 글리아티린(성분명 콜린알포세레이트)을 놓고 대웅제약과 종근당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판권이 대웅제약에서 종근당으로 넘어가며 촉발된 두 회사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정부 행정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로 보이지만 치매치료제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지키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종근당 글리아티린의 대조약 선정 의견조회 공고를 낸 것과 관련, 대웅제약은 22일 “종근당 글리아티린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인 알포코와 원료의약품만 다른 제네릭에 불과하다”며 “제네릭을 대조약으로 선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종근당 글리아티린은 글리아티린의 원개발사에서 원료만 받았을 뿐 제조방식은 종근당이 가지고 있던 알포코와 동일해 제네릭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제약사인 이탈파마코가 개발한 글리아티린은 대웅제약이 2015년까지 15년가량 국내에 독점 공급해왔지만 지난해 종근당으로 판권이 넘어갔다. 이후 대웅제약 글리아티린은 품목을 자진 취하했고 식약처는 지난해 5월 종근당 글리아티린으로 대조약을 변경했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의견조회를 하지 않은 식약처 선정절차가 부적절했고 알포코와 원료의약품만 다른 제네릭 제품인 종근당 글리아티린은 대조약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 심판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에 뒤질세라 종근당도 중앙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식약처 대조약 변경공고 재결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승소했다.


행정법원은 종근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대웅제약이 대조약 변경공고 취소를 구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초 행정심판 재결을 즉각 이행하지 않았던 식약처가 종근당 승소 판결 직후 종근당 글리아티린 대조약 선정 절차에 돌입한 것은 특정 제약사를 위한 특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종근당 관계자는 “종근당 글리아티린은 제네릭이 아닌, 원개발사에서 원료를 받아 제조한 오리지널로 봐야 한다”면서 “추후 글리아티린과 같은 논란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650억 원 대형 품목인 글리아티린의 판권을 종근당에 내주긴 했으나 대웅제약은 관계사인 대웅바이오의 제네릭 글리아타민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종근당은 오리지널 글리아타린을 통해 치매치료제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 시행으로 치매치료제(뇌기능 개선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며 “관련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양사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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