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바통 받은 이근영, 동부 순항할까?

산업 / 민철 / 2017-09-21 19:40:27
“회사에 짐 돼서는 안돼” 김준기 전격 사임<br>동부, 이근영 전 금융감독원장 회장으로 선임<br>이 회장, 기지개 켜는 동부에 날개 달아줄까?<br>동부,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동부그룹 회장으로 선임된 이근영 회장.<사진출처=동부그룹>

[토요경제=민철 기자]여비서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회장 자리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났다. 최근 실적 개선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동부그룹이 ‘오너리스크’에서 벗어나 본궤도에 오르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동부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면서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의 사임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근영 전 금융감독원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고려대(법학)를 졸업한 이 회장은 한국산업은행 총재,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장을 지냈으며 지난 2008년 동무메탈 사회 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동부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동부화재 사외이사에 이어 최근까지 동부화재 고문을 맡아왔다.


동부그룹은 “이 회장은 공직과 민간부문에서 경륜과 경험을 쌓아 왔으며, 동부그룹 여러 계열사의 사회이사, 고문을 역임하는 등 동부와는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며 “김 회장 사퇴에 따른 그룹 내부의 혼란을 수습하고 경영을 쇄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너리스크를 털어내기 위한 동부의 결단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이 회장 체제에서 동부가 순항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유동성 위기에 휘말렸던 동부그룹이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재도약에 나서는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동부의 성장을 견인하던 제철과 건설의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지난 2013년 동부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동부제철이 충남 당진에 1조원 규모의 전기 설비로를 만들었지만 경기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건설마저 타격을 입으면서 동부는 악화일로로 접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반도체 업체 동부하이텍의 만성적자가 이어졌다.


결국 동부는 동부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동부건설 동부제철에 이어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를 차례로 매각해야 하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룹의 중추였던 제철과 건설을 떼어낸 동부는 지수회사격인 (주)동부를 비롯해 동부하이텍, 동부대우전자, 동부라이텍 등 전자부문과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금융부문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당시 전자계열의 수직계열화를 꿈꿔온 김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은 당초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지만 실적이 호전되면서 채권단이 매각 작업을 중단하면서 동부그룹에 남게 됐다.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했던 동부CNI는 ㈜동부로 사명을 변경한 후 전자재료사업 매각을 마무리했고, 정보기술(IT)과 컨설팅, 무역 등의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김 회장이 공을 들여온 동부하이텍은 최근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동부화재를 비롯한 계열사들도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이다. 과거의 구조조정 기업이란 이미지를 탈바꿈하기 위해 동부는 사명변경까지 검토하고 있다. 사명 변경을 통해 그룹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겠다는 의지다. 그간 수없이 제기됐던 위기설을 딛고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 상황에서 동부의 오너리스크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김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은 이 회장은 우선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이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동부에 발생한 사건이 당장은 동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계열사들이 이익을 내기 시작하는 등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는 만큼 오너리스크도 사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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