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부회장 재소환…삼성 '초긴장'

산업 / 여용준 / 2017-02-13 10:51:32
崔 모녀 지원 대가성 여부 추궁…영장 재청구 이번주 결정
▲ 13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두번째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특검의 이 부회장 소환은 지난달 12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오전 9시 26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오늘도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실히, 성심껏 말하겠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특검 사무실에 들어섰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전자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한 것이 경영권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가성이 있는 조치였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다.


특검은 당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 씨와 공모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특검은 이에 대해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했는데 이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관한 현안을 해결한 조치였고 그 대가로 삼성 측이 최 씨 모녀를 지원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213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실제로 지급했다.


박 대통령은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부인했고 삼성은 박 대통령의 강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금을 출연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특검이 이 부회장을 재소환 조사함에 따라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지가 주목된다.


특검은 앞서 영장이 기각된 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순환출자 해소 문제와 관련해 삼성그룹의 편의를 봐줬는지를 조사해 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후 공정위가 삼성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 주식 1000만 주를 처분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가 청와대 압력으로 그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검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과 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삼성전자가 최 씨 모녀를 지원한 배경을 잘 아는 이들에 대한 조사 내용이 영장 재청구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 측은 1차 소환 때보다 더 긴장하며 이번에는 혐의가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12일 이재용 부회장의 1차 소환 때보다 더 긴장되는 게 사실이다. 특검이 4주에 걸쳐 보강수사를 벌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삼성은 청와대의 강요로 최순실 씨 모녀에게 승마지원을 했고 합병 건은 이와 무관한 일이라는 사실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이번 재조사 과정에서 모든 오해가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이 부회장의 재소환으로 다시 한 번 경영시계가 멈추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차세대 신수종사업으로 인수를 추진하는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주주총회가 잡혀있다.


오는 17일 예정된 하만 주총에서는 삼성과의 합병안 가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지만 삼성 임직원의 시선은 총수가 불려들어간 특검 사무실에 쏠려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시 모든 게 올스톱이다. 그간의 특검 움직임으로 미뤄볼 때 예상은 했지만, 막상 현실로 벌어지니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삼성 특검’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법원이 지난달 1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후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전무, 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차장(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등 삼성 고위층을 줄줄이 불러 강도 높은 보강조사를 벌였다.


특검은 이번 주 중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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