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매출총량제’…강원랜드 ‘속앓이’

산업 / 민철 / 2017-09-19 18:16:13
평창올림픽 조직위, 강원랜드에 400억 기부금 요구<br>이낙연 총리까지 나서 지원 당부, 외면 어려워<br>강원랜드 연이은 실적 악화 속 기부금 ‘악재’<br>매출총량제 완화요구 불씨당겨…업계 전반 확산
<사진출처=연합뉴스>

[토요경제=민철 기자]평창동계올림픽 강원랜드 기부금 논란을 계기로 사행산업 매출총량제 문제가 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발단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공기업 및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요구하면서다. 올림픽 예산 부족 문제로 이낙연 총리가 직접 나서서 기부금을 요구하면서 한국전력공사는 이미 후원을 약속한 상태다. 올림픽 수혜가 예상되는 강원랜드는 아직까지 기부금 규모와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이 총리까지 나서서 기부금을 요구한 터라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처지다. 조직위는 강원랜드에 400억원 규모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강원랜드는 동계올림픽에 대규모 지원을 할 경우 영업이익 및 당기 순이익 감소 등 경영수지 악화를 초래해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와 법률적 문제까지 야기할 우려가 높다는 입장이다.


특히 카지노 매출총량제로 인해 2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0%, 15.5% 감소하는 등 매출과 영업이익의 지속적인 감소가 강원랜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7%, 16% 줄어든 4070억원, 1360억원으로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추정치)1534억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은 2014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1000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원랜드가 조직위에 400억원 규모로 지원 한다면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의 40% 가량이 빠져나게 되는 셈이다.


이를 계기로 기부금 논란은 사행산업계의 매출총량제 완화 요구로 번지고 있다. 업계에선 강원랜드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매출총량제를 지적한다. 강원랜드가 최근“평창올림픽 후원 금액만큼 매출총량을 늘려달라”고 건의했지만 사감위는 이를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매출총량제는 카지노, 경마, 경정, 경륜,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소싸움 등 7대 합법사행산업 기업들이 한 해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국가 전체 사행산업 총량을 정하고, 전년도 판매실적 등을 감안해 사행사업별로 총량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설정·관리한다.

기부금 논란으로 촉발된 매출총량제 완화 요구는 사행산업계 전반으로 불씨가 옮겨붙고 있다. 전국복권판매인협회는 지난 14일“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매출총량 규제가 풍선효과로 인해 불법시장만을 키운 꼴이 됐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안해결을 위해 범정부차원의 근본적인 대응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투표권 증량발행의 시행과 함께, 일방적이고 과도한 규제일변도의 정책 개선을 통해 합법시장의 경쟁력을 키워 불법시장으로 이탈한 고객들의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출총량제가 오히려 불법을 조장한다는 시각도 있다. 합법시장만 규제하면서 불법도박 시장을 키우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합법 사행산업을 과도하게 규제하면 이용자들은 불법 도박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때문이다.


실제로 사감위에서 2016년에 발표한 제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스포츠도박의 규모는 2012년 7조6억에서 2015년 21조8억으로 3년 사이 합법시장의 6.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 소장은 “매출총량제로 규제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경제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매출총량제로 묶어 놓은 것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인당 지출(배팅)액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사감위가 합법적 사행산업을 컨트롤 하고 불법도박을 단속해야 함에도 오히려 불법을 조장하는 역기능을 하고 있다”며 “(매출총량제는)사감위의 행정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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