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ELS…투자자·증권사 ‘울상’

산업 / 전은정 / 2015-10-27 14:22:38
새 투자처 노 녹인 상품 각광

자영업자 김모(55세)씨는 지난해 투자한 주가연계증권(ELS)가 원금손실(Knock-In·녹인) 구간에 진입할 것 같은 불안감에 손해를 감수하고 환매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한 기업의 주식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에 퇴직금의 일부인 1000만원을 넣었다.


증권사 영업사원은 “해당 종목 주가가 기준가보다 50%이상 내려가지 않으면 원금이 보전된다”고 했지만 불안정한 시장을 볼 때마다 이제라도 환매에 들어가야 할 것만 같다.


직장인 나모(32세)는 1년 만기 지수형 ELS에 가입했다가 투자원금의 25%이상 손해를 봤다.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 ELS는 기초자산의 만기평가지수가 최초기준지수의 60% 미만 상품이었다.


최근 E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변동성이 큰 증시에 손실을 입는 투자자도 속출하는 모습이다.


ELS를 발행하는 대형증권사들 역시 3분기에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이들은 200억~50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ELS 발행 1위사인 대우증권의 손실이 가장 컸다.


교보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대우증권은 8월 중국 증시 급락으로 자체운용 부분을 헷지하면서 상품 운용손실은 1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경우 증권사 총자산 내 파생결합증권 비중은 25%에 달하며 이중 최근 급락한 홍콩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30.5%나 된다.


박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급락을 거듭하면서 홍콩항셍지수 역시 급락해 대우증권의 손실이 컸다”고 설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대우증권의 10월 기준 ELS 발행규모는 2조3067억원으로 ELS 시장의 13.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상위 5개 증권사(대우, NH, 미래, 한국투자, 삼성)들의 ELS 총 발행금액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ELS 운용손실 규모는 지난 8월과 9월 H지수가 급락하던 상황에서 급격히 늘었다”며 “ELS 손실의 주요원인인 H지수가 이달에 반등해 증권사들은 손실을 일부 만회하는 모습이지만 지난 8월의 손실분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저위험, 저수익 상품인 ‘노 녹인(No Knock-In)’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 녹인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설정기준일 가격의 45~55% 아래로 떨어지면 발생하는 원금손실조건을 없앤 것으로 수익성은 좀 떨어지지만 안정적이다.


올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위험성이 낮은 노 녹인 상품을 대거 판매해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에 홍콩 증시 급락으로 인한 ELS 등 파생상품 관련 운용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ELS 부문에서만 연간 230억원(3분기 45억원)가량의 영업순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현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대형사들은 이달 초부터 녹인을 없앤 새로운 ELS 상품을 내놓고 ‘투자자 몰이’에 나섰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4분기에 ELS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원금손실조건을 없애고 또 기초자산 숫자도 줄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ELS시장이 안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하는 만큼 기대수익률보다는 실제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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