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누구도 죽어본 사람은 없다. 하지만 종교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판다. 이는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오래된 무형의 상품이다. 사람들은 ‘사후’가 두려워 종교를 갖고 신에게 구원을 갈망한다. 그리고 종교 지도자들에게 돈을 가져다 바친다.
보험회사는 위험을 판다. 그들은 ‘보장’이라는 명목 하에 사람들에게 사실상 ‘위험’을 팔고 있다. 그들에 위험은 곧 수익이다. 세상이 위험할수록, 아니 위험한 것처럼 비춰질수록 그들의 수익은 늘어난다.
정치인은 미래를 판다. 그들은 항상 ‘내일’ 이야기를 한다. 더 나은 내일, 지금보다 나은 내일. 그러면서 유권자들에게 표를 바치라고 말한다. 지금 혹은 현재를 파는 정치인은 없다. 그들이 말하는 내일은 ‘내가 당선된 다음’에만 존재하는 평행우주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지금 살아있으며, 당장 멀쩡하고, 현재를 살고 있다. 죽은 사람은 신을 믿을 수 없으며, 보험회사는 정작 위험에 빠진 사람은 거부하고, 미래인은 미래에 살고 있을 뿐이다.
물론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사후에 지옥에 떨어져 처벌받는 것이 두려운 어떤 사람은 보다 착하게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세상이 위험하다 여겨 보험을 구입한 사람은 보다 삶에 안정감을 느끼며 현재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꿈꾸는 내일’을 실현해줄 것 같은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은 그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동기화’ 시키며 행복 한 내일을 꿈꿀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은 어떨까. 종교를 갖고 신을 믿는다면 사후에 구원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현실 세계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면? 세상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자꾸 이것저것 보험을 구입하다 보니 오히려 내 삶이 경제적으로 궁핍해 졌다면?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줄 알고 찍어줬는데, 그것은 다 거짓말이었고 실제로는 삽질만 한다면?
도전과 도박은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표현이다. 전자가 어려움이나 위험에도 불구하고 정면으로 맞서는 것을 뜻한다면 후자는 그저 요행수를 바라고 불가능한 일에 손대는 것을 뜻한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종교 사업가들은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사후세계가 있다면 일단 믿는 것이 이득”이라는 논리를 내새워 신도를 모으고 수익을 낸다.
보험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국내 보험시장은 ‘복권’과도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보험사기와 같은 모럴헤저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 또한 보험에 대한 이러한 인식에 기인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 형성은 당연히 보험회사들이 자초한 일이다.
정치는 어떨까? 한국 정치인은 “나를 뽑아 달라”가 아닌 “저놈은 안 된다”가 기본논리다. 거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뽑아달라는 그럴싸한 이론이다. 생각해보자. 그럴 거면 그냥 착하거나 좋은, 혹은 성실하거나 청렴한 사람을 뽑으면 된다. 왜 우리가 차악을 굳이 선택해야 하는가?
“불확실한 것에 인생을 걸지 말라.” 얼핏 보면 대단히 보수주의적인 표현이자만 사후세계, 위험, 더 나은 미래는 ‘불확실한 것’에 해당한다. 이것들은 존재할지 안 할지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자신이 그렇게 믿는 순간 자신에게만 존재하는 것처럼 비춰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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