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탈원전시대'…업계 명암(明暗) 엇갈려

산업 / 여용준 / 2017-06-20 16:05:13
원전 해체 산업 '급부상'…원자력 중소기업 "업계 붕괴" 호소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탈(脫)원전시대’를 앞두고 원자력 관련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원자력 관련 기업들은 문 정부를 향해 “노후 원전 중단과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할 경우 국내 원자력산업 및 중소기업 공급망이 붕괴된다”며 정책 재고를 호소했다.


반면 원자력발전소 해체와 관련된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어 앞으로 10여년간 원전 해체 비용만 10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9일 0시 기점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에 들어갔다.


관련업계에서는 고리1호기 영구정지가 우리나라가 탈원전 후 해체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도 이날 행사에서 “고리1호기 영구정지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원전 해체는 15년 이상이 소요되는 중장기적 프로젝트”라고 밝힌 마음 원전 해체사업은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리1호기 해체에 들어가는 비용을 약 1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탈핵시대’가 도래하는 만큼 원전 해체 산업은 고부가 산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60∼1980년대 지어진 원전이 2020년대 들어 잇따라 해체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대에는 183곳의 원전이, 2030년대에는 127곳의 원전이 해체될 전망이이며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만 2014년 기준으로 총 44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까지 해체가 예정된 원전은 고리1호기를 포함해 모두 12기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의 원전 해체 산업 진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이 올해 3000억원, 내년과 2019년에 각각 7000억원의 매출 차질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중장기로는 새로 열리는 원전해체시장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전해체사업 국내 시장은 가동 원전 25기 기준으로 15조원 이상으로 예상한다”며 “수명이 연장되지 않으면 2020년까지 9기가 설계수명이 만료돼 호기당 해체비용은 6000억∼2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원전 해체 산업이 급부상한 반면 원자력 관련 중소기업들은 탈원전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원자력 관련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노후 원전 중단과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할 경우 국내 원자력산업 및 중소기업 공급망이 붕괴되고 이는 결국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이 정부 정책과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40년간 원전은 ▲국가 산업 발전 ▲수출 경쟁력 제고 ▲국민 삶의 질 향상 ▲에너지 복지 등을 실현한 국가 경제의 중심축이자 효자산업”이라며 “묵묵히 일해 온 중소기업 종사자들과 가족들이 원전건설 중단과 수출 무산으로 인해 일자리와 생계를 위협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원전을 짓는데 있어 실제 기자재 제작 분야는 소재 및 부품 공급사의 90%가 중소기업이 맡고 있으며 건설(시공)분야 역시 거의 모든 협력업체가 중소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건설 예정인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28%(설계 79%, 구매53%, 시공 9%)의 종합공정률로 이미 760개 업체, 중소기업 인원만 최소 2만9000여 명이 투입된 상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