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개량신약, 캐시카우 역할 '톡톡'

산업 / 이명진 / 2017-06-14 15:00:54
신약 개발 대안 '각광'···내수용에 그친다는 '한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토요경제=이명진 기자] ‘개량신약’이 제약업계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으며 기업 내 든든한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리지널 신약에 비해 비교적 짧은 개발 기간·적은 투자비용을 자랑하는 개량신약은 자본력·기술력에서 열세인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 개발 대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약·제네릭(복제약) 시장만으로는 외형 성장의 어려움을 느낀 제약사들이 기존 신약의 구조·용도 등을 변형시킨 차별화된 전략을 앞세워 개량신약을 출시하는 등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개량신약은 기존 허가받은 제품을 새로운 조성·투여경로 등을 통해 개발한 의약품을 말한다.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섞어 만든 복합제가 대표적 개량신약이다. 오리지널 신약과 성분·약효가 비슷하더라도 복용 편의성 개선·제형 변경 등 신약을 개량하거나 기술의 진보성이 인정되면 개량신약으로 승인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이 개량신약 명가로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 2개(아모잘탄·로수젯)를 미국(머크샤프앤드돔, MSD)에 수출한 바 있다. 그 중 아모잘탄(고혈압복합제)은 수년째 개량신약 처방액 부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처방액만 67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에제티미브·로수바스타틴이 결합된 복합제 로수젯(고지혈증복합제)역시 출시 2년 만에 200억원의 고지를 넘어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경쟁사보다 빠른 제품 출시 및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 개발 전략으로 시장 선도가 가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렇게 한미약품의 개량신약이 시장을 선도해나가며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오르자 시장성을 눈여겨본 복수의 제약사도 개량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3~4년 사이 허가가 급증하며 지난해까지 70여종에 달하는 의약품이 승인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하나인 보령제약의 ‘듀카브정(고혈압 치료제)’은 고정용량 복합제(피마사르탄·암로디핀 결합)로 혈압 조절에 성공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의약품이다. 지난해 8월 출시돼 발매 첫 달에 1억원대를 기록, 8개월만에 처방량이 6억원을 넘어서며 복합제 시장에서 성공적인 첫선을 보였다.
또 유나이티드제약 역시 지난해 6월 식약처로부터 가스티인씨알정(위장관 운동기능 개선제)을 허가받았다. 가스티인씨알정은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의 1일 1회 서방정을 최초 개발한 개량신약으로 복약 순응도를 높여 유용성 개량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오는 2018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개량신약이 차지하는 비율을 50%까지 늘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허가된 개량신약 품목 가운데 대표적 제품들로는 ▲종근당의 ‘듀비메트서방정(당뇨병용제)’ ▲LG화학의 ‘제미메트서방정(당뇨병용제)’ ▲CJ헬스케어의 ‘마하칸정(혈압강하제)’ 등이 있다.
국내선 효자품목···내수용에 그칠 확률↑
오리지널 신약 대비 상대적 실패 위험이 적은 개량신약 위주로 R&D(연구개발)를 진행하는 제약사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개량신약 허가 건수는 2009년 2개, 2010년 6개, 2011년 2개, 2012년 6개, 2014년 1개, 2015년 14개, 2016년 9개 등으로 최근 3~4년 사이 부쩍 활발하게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투자금 대비 높은 수익성 보장은 물론 일반 복제약보다 시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개량신약은 단지 내수용에 그치고 있어 한계로 지적된다. 국내에선 효자품목이지만 해외 진출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산신약·바이오의약품은 기술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해외진출에 성공한 개량신약은 일부에 불과해 이러한 한계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해외진출을 목표로 한 전략적 접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개량신약은 현재 국내 제약업계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해외 진출의 경우 의약품 사용법·허가 기준 등 각종 변수 작용으로 전략적 접근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수 시장 성장률 둔화로 제약업계의 해외 진출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개발 초기 단계부터 수출국 공략을 통한 제품화 전략을 세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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