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부채탕감 비리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 칼날이 점점 날카로와 지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 금품로비와 관련해 8명이 구속됐고 추후 구속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여 금융감독당국과 해당 금융회사 등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수사가 현대차 금품로비를 한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의 진술을 근거로 하고 있어 김씨의 입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확대되는 현대차 로비 수사
검찰은 현대차로 부터 (주)위아와 아주금속공업의 부채탕감 로비명목으로 41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된 김동훈(57)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로 부터 부채를 탕감받는 과정에서 10여개의 금융회사와 정부기관 관계자에게 19억4000여만원의 로비자금을 썼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본격화 했다.
김씨는 검찰 수사에서 본인은 6억원만 활동비 명목 등으로 썼을 뿐 나머지 35억6000만원은 채권은행 등 10여개의 금융 유관기관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그후 당시 산업은행 부총재 박상배씨와 투자본부장 이성근씨, 주무팀장 하모씨 등 3명을 김씨로 부터 각각 14억5000만원, 1억원, 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지난 15일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을 김동훈씨로 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한데 이어 16일엔 이헌재 전 부총리와 부인의 금융계좌를 추적하고 출금 조치를 해 금융권을 다시 한번 긴장 시켰다.
또한 지난 23일엔 연원영 전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김유성 전 대한생명 감사, 이정훈 현 캠코 자금부장을 구속함으로써 검찰의 현대차 금품로비 수사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검찰은 연 전 사장이 2002년 4월께 사무실에서 현대차 비자금 전달을 맡은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로부터 ㈜위아 채권을 산업은행에 환매하는 데 도와준 대가로 5천만원이 담긴 가방을 건네 받은 혐의(특가법 뇌물)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신문에서 돈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 당시 때마침 있었던 집안 행사와 관련된 축의금으로 여겼다며 돌려주려 했다가 시기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 감사는 2002년 5월께 김동훈씨로부터 대한생명이 갖고 있던 ㈜위아 채권을 재조정해 감면하도록 담당 부서에 힘을 써달라는 취지로 김동훈씨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천만원씩 모두 1억원을 받은 혐의(특경가법 수재)를 받고 있다.
이정훈씨는 또 캠코 유동화자산관리부장으로 근무하던 2002년 3월 중순께 ㈜위아 채권을 산업은행에 환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김동훈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 부채탕감 어떻게 했나?
캠코는 산업은행에서 사들인 ㈜위아와 아주금속공업의 부실채권을 별다른 이유없이 다시 산업은행에 넘긴 것 때문에 현대차 빚탕감 로비 의혹의 한 축으로 의심을 받아왔다.
캠코는 2002년 초 산은으로부터 1천억원짜리 ㈜위아의 채권을 사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했다가 다시 SPC를 해체해 이 ABS를 되사들인 뒤 풋백옵션을 행사했다.
아주금속공업의 125억원짜리 채권 역시 1998년 12월 캠코에 매각됐다가 캠코의 풋백옵션 행사로 산은에 되돌아왔으며 산은은 이 채권을 ㈜에스디홀딩스에 88억원에 팔아 손해를 입었다.
검찰은 캠코가 SPC까지 설립했다가 풋백옵션을 행사한 것은 산은과 공모해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 관련자들의 계좌를 추적하며 수사를 벌여왔고 그 결과 김동훈씨를 매개로 한 로비 정황이 이번에 포착됐다.
검찰은 연 전 회장 등을 상대로 풋백옵션 행사의 대가성 여부를 확인한 뒤 이들의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 향후 수사 행보는?
검찰은 순차적으로 김동훈 씨로부터 수천만원에서 억원대의 자금을 건네 받은 인사들은 모두 사법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검찰의 수사선상에는 현대ㆍ기아차그룹 계열사인 위아와 아주금속공업의 채권금융기관이었던 신한, 하나, 한빛(현 우리은행)은행 등이 있다.
특히 검찰은 ABS 발행회사의 경우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감원에 ABS 발행 의사를 접수하고 그로부터 10영업일 이내에 금감원의 이의제기가 없으면 ABS 발행이 가능한 업무처리 절차에 비춰볼 때 현대차 빚탕감 과정에 금감원의 개입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도 예금보험공사 등의 관련 공무원 등에게도 김동훈 씨가 전방위 로비를 진행했다고 보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어 검찰의 수사 행보에 금융권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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