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트 칼럼]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산업 / 김태혁 편집국장 / 2014-10-02 17:08:22

[토요경제=김태혁 편집국장] 세월호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전남 홍도 해상에서 또다시 여객선이 좌초돼 대형 인명피해가 날 뻔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과 유람선의 안전 점검을 강화했다지만 이번 사고를 보면 실상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 유람선은 선령 27년으로 세월호 보다 더 오래된 낡은 배다. 주민들이 오죽하면 “위험하다”며 관계기관에 탄원서를 내기까지 했다.

이날 홍도 인근 해상엔 파도가 높았는데도 유람선이 무리하게 출항을 했고, 선장의 운항 미숙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대부분지역 주민인 유람선 선장은 홍도 주변 해역을 잘 알지만 사고 유람선 선장은 외지인이라 암초 위치 등을 정확히 모르는 우까지 범했다. 이번 사고도 기암괴석 쪽으로 무리하게 다가가다가 미처 암초를 발견하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해경은 추정하고 있다.

사고 직후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찾아 입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승객은 “구명조끼를 꺼내기도 어려웠고 너무 낡아 혼자 입을 수가 없어 승객들이 서로 입혀줘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사고 당시 한 승객은 “119에 전화 걸어 “사고 났다”고 몇 번 소리쳤지만 “어디냐”고만 계속 물어보다 통화가 이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소방본부는 “오전 9시 9분 19초에 119 신고가 접수됐으나 웅성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무응답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홍도 주민들의 신속한 대응이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유람선 썬플라워호 김 선장은“파도가 높아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고, 사고 선박 앞부분이 갑자기 물속으로 들어가 사고를 직감했다”면서“해경홍도출장소와 주변 선박에 즉시 알리고 구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후 썬플라워호는 바로 사고 선박에 접안해 80여명의 승객을 옮겨 태웠다.

홍도는 30년 전인 1985년 유람선 ‘신안 2호’침몰사고로 승객 18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아픈 기억을 안고 있다. 주민들은 신안2호 사고 이후 신속한 대응을 위한 매뉴얼을 운영하고 있다. 김 선장이 무전으로 위험을 알려오자 홍도항에선 사이렌이 울리면서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썬플라워호와 함께 홍도항에서 대기한 선박 8척도 사고현장으로 출동해 구조작업에 나서, 헬기와 함정 등 해경도움 없이 30분만에 승객 전원을 구출했다. 부녀회원들은 환자발생을 대비, 담요와 따뜻한 차를 준비해 구호활동을 벌였다.

사고 선박의 선원들도 승객을 버리고 도망갔던 세월호 선원들과는 달리 적극 구조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 온 국민의 합의였고 염원이었다. 그러나 정작 해상 안전과 당국의 대처능력은 거의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이번 사고로 드러났다.

그동안 정부는 어떤 무었을 국민으로서 묻지 않을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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