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삼성家 "형제의 亂은 없다"

산업 / 여용준 / 2017-01-05 13:59:08
신세계, 남매 분리경영 1년…각자 사업영역 집중<br>삼성 3남매, 그룹 경영권 승계 '암묵적 합의?'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신세계>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 남매가 분리경영을 맡은지 1년이 지난 가운데 범 삼성가의 3세 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나 효성, 금호 등 다른 재벌가 3세들이 장기간 경영권 분쟁을 이어간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분위기다.


신세계 정용진·유경 남매 뿐 아니라 '범 삼성家'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서현 사장 등 삼성가 역시 경영권과 관련된 잡음이 전혀 없는 가운데 승계가 이뤄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마트 총괄)은 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제 동생(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도 맡은 분야, 잘하는 분야에서 책임을 갖고 해보라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며 “동생이 그 부분(백화점 사업)을 맡에서 해주면 스타필드, 이마트 등 다른 계열사를 내가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계열사 관련 인사는 다 같이 하고 회의는 정 사장과 따로 하는 게 사실”이라며 “그 동안 대부분 함께 해왔으나 일이 너무 많아지면서 일일이 챙기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나눠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분리경영이 이뤄진지 1년이 지난 시점에 두 사람은 회의와 임원인사도 따로 주재할 정도로 완전히 나눠서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정용진 부회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백화점 회의에 참석했지만 최근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에 남매간 주식교환을 통해 정 부회장은 이마트 주식만, 정 사장은 신세계 주식만 보유하게 되며 두 사람은 각자 사업영역에서 대등한 위치에 오르게 됐다.


당시 주식교환으로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7.32%에서 9.83%로 늘어나 이마트 2대 주주가 됐고 정 사장의 신세계백화점 지분은 2.51%에서 9.83%로 신세계백화점 2대 주주가 됐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74)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8.22%씩 가진 양사 최대주주다.


이명희 회장의 이같은 분리경영은 최근 두 사람의 사업영역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총괄하며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피코크 등 브랜드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또 지난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 역시 꾸준한 방문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정 사장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경쟁에서 명동과 강남에 연이어 특허를 따내며 성과를 보였다. 특히 업계에서는 2015년부터 이어진 시내면세점 대전에서 최대 수혜자로 정 사장을 꼽을 정도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외에 삼성가 역시 분리 경영을 통한 잡음 없는 경영승계로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은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 부문을 맡고 있고 차녀 이부진 사장이 호텔, 삼녀 이서현 사장이 패션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병세가 악화되기 전에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당시 부사장이 각각 호텔신라와 제일모직·제일기획 등을 책임지며 분리경영이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경영승계가 가속화되면서 두 딸들의 역할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현재 호텔신라 대표이사와 삼성물산 리조트건설 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 상사 부문 고문을 맡고 있다. 이서현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 부문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체계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부진·서현 사장과의 잡음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 승계와 함께 두 딸들에 대한 사업 분배도 명확하게 이뤄진 편이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사후에도 홍라희 라움미술관장과 3남매가 각자 사업 부문을 분할한 뒤 그에 맞춰서 재산분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남매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나눠 가졌지만 알짜 계열사의 지분은 정용진 부회장이 가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33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신세계·이마트를 포함해 7개 정도인데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지분 52.0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신세계건설(0.8%), 신세계I&C(4.31%), 신세계인터내셔날(0.11%)도 보유 중이다.


반면 정 사장은 신세계를 제외한 다른 상장 계열사 지분은 신세계인터내셔날만 0.43%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정 사장이 CEO로써 경영 전반에 등장한 기간이 정용진 부회장에 비해 짧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시내면세점 2연승이라는 성과를 거둔 만큼 이명희 회장과 업계에서의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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