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돈장사 안되니 '고액자산가 공략'

산업 / 장우진 / 2011-08-29 12:05:36
상위 1% PB센터 개설…대출중단 이익감소, 부자고객 노림수 '논란'

[토요경제=장우진 기자]시중은행들이 고액자산가 잡기에 발벗고 나섰다.
신한·국민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과 가계부채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에 대한 조치로 대출중단을 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풍부한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는 고액자산가를 확보하기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대출금지를 시행함에 따라 이에 따른 이자수익이 감소하게 되자 고액자산가들을 통해 ‘통 큰 수익’을 노린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시중은행, 고액자산가 모시기 나섰다


시중은행들이 PB영업 강화를 위해 고액자산가 유치경쟁에 나섰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은행 등은 오는 10월 중 30억 이상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울트라PB 점포를 개설할 예정이다.
WM(Wealth Management·자산관리) 부문에서 매트릭스 체제로 전환예정인 신한은행은 오는 10월중 30~50억원 이상 초우량 PB고객을 대상으로 한 2개의 UHNW(Ultra High Net Worth·초고액자산가) 센터를 신규개설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강남과 강북 등 센터가 들어설 입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강남·강북 등 장소를 물색 중이며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계열사들과의 원활한 업무협조를 통해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체계적인 PB 서비스를 준비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PB 센터는 은행보다는 삼성증권·우리투자증권 등 증권사와 경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에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와 활발한 업무교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 동안 10억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하나은행도 10월 중 30억 이상 고액자산가에 대한 영업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은행 강남 PB센터 삼성동 현대백화점 인근에 위치했으며, 현재 내부공사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상속·증여 등 고액자산가에 맞춘 컨설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초고액자산가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강남파이낸스 센터와 강남 PB센터를 통합할 예정이다. 현재 강남파이낸스센터 19층 센터를 확장할 예정으로 현재 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새롭게 문을 열 센터에서는 기업컨설팅, 세무, 부동산, 외환 등 특화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상위 1% 고액자산가(VVIP)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타 은행에 비해 우위에 있는 기업금융 노하우를 개인금융에 접목시켜 VVIP 틈새시장을 공략해 중산층 고객을 중심으로 한 다른 은행과의 경쟁도 피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산업은행은 금융수요가 다양화하는 흐름에 맞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파생상품 등 투자은행(IB) 업무와 연계해 VVIP의 걸맞는 다양한 복합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창업2세 교육, 주니어 CEO 양성프로그램 등 VVIP 자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도 펼칠 예정이다.
무엇보다 지점수가 타 은행들에 비해 적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뱅킹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대출중단에 ‘대출이자 수익’ 급감


그러나 은행들의 이 같은 고액자산가 유치에 주력하는 것에 대한 따가운 눈총도 있다.
최근 가계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위험수위에 올랐고 증가율이 꺽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 이내로 맞추라’는 지시를 내렸다. 은행들은 이 방침을 맞추기 위해 ‘대출 전면중단’이라는 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금융당국의 지나친 압박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은행들의 이 같은 조치는 금융당국 조치에 대한 일종의 ‘반발 표출’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결과적으로 대출이자 수익이 급감하게 됐다.
실제 은행들의 대출이자로 인한 수익은 은행수익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금소연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이자수입 의존도는 일본 금융사들에 비해 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최근 2년간 평균 이자수입(연결재무제표 기준)과 당기순익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자수입이 당기순익의 16.4배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본 2대 금융지주사는 같은 기간 대출 이자수입이 당기순익의 2.1배에 불과했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당기순익 대비 대출이자 수입이 40배나 왰으며 신한금융은 6.3배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들이 금융소비자들로부터 대출이자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조남희 금소연 사무총장은 “현재 금융지주사 중심의 은행들이 경제상황이 안좋은 상황에서도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대출이자를 과도하게 받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 큰 수익’ 한방…대출이자 메꾼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호기 좋게 대출중단에 나섰지만 이는 은행 수익구조에서 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압박은 일시적이 아닌 계속될 예정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통한 이자수익이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본격 영업에 나선 것은 결국 대출이자 수익감소를 메꾸기 위한 방편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30억 이상의 고액자산가들은 투자성향에 따라 그 만큼 수수료 등 예대마진도 높아 은행입장에서는 고객수 대비 이익률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수익구조가 예대마진 뿐이냐’는 비아냥거림도 있다.
은행들이 이자·수수료 등 예대마진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대출중단으로 대출이자 수익이 급감하게 되자 결국 새로운 예대마진 수익구조를 창출해냈다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들의 자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은 분명 은행으로써의 임무는 맞다”며 “그러나 여러 시중은행이 동시다발적으로 고액자산가 PB센터를 개설하는 것은 (대출중단으로 인한) 대출이자 감소를 메꾸기 위한 대안책으로 보여질 수 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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