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은행-2금융권-카드사 '대출옥죄기?'

산업 / 장우진 / 2011-08-29 12:00:09
‘금융 순기능 역행이다’…금융소비자·금융권 반발

[토요경제=장우진 기자]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에 대출압박 조치를 취한데 이어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대출압박 수위를 높혔다.
그러나 상반기 카드사용 실적이 약 1조6000억원으로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자 카드사에 대해서도 고강도 압박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6월 고강도 카드 규제 이후 카드사용 실적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으나 대출압박에 의해 금융소비자들이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에 대비해 풍선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은행과 2금융권, 카드론 등 대출경로가 모두 막혀 대출이 반드시 필요한 금융소비자들조차도 대출이 막힐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압박이 금융의 순기능을 억제한다며 ‘지나친 대출규제’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2금융권에도 ‘대출 함부로 하지마’


금융당국이 대출규제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월의 0.6% 이내로 맞추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이에 은행들은 대출 전면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대출이 막힌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해 이튿날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대출의 우선순위를 매겨서 꼭 필요한 자금은 나가야 한다”고 사태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에도 은행들은 계속적으로 대출규제에 나섰다. 금융당국도 은행들의 이런 행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더 강한 압박을 취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대출중단에 이은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2금융권에 대해서도 대출규제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새마을금고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에 감독강화 협조요청을 한데 이어 신협의 대출총량도 규제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잔액은 30조9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조3000억원 증가했을 뿐 아니라 신협도 지난 상반기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각각 8%와 9%의 증가율을 보여 금융당국이 연간 가계대출 한도로 제시하고 있는 7.3%를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 대한 대출규제를 강화하자 금융당국이 감독하지 않는 신협 등에 대출이 몰린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행안부와의 공조로 관리감독을 강화해 풍선효과에 대한 부작용을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드실적 8년만 최고치 ‘카드사도 압박’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2금융권 대출압박에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에게도 압박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카드실적은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상반기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카드 일평균 이용실적은 2만2449건, 1조64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8.6%, 13.6%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직전 일 평균 이용금액은 상반기 1조4977억원이다.
또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1억2233만장으로 지난해보다 9.3% 증가했다. 이는 경제활동 인구 1인당 4.8장, 국민 1인당 2.5장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의 장점을 더한 체크카드 이용 실적도 급증했다. 체크카드 이용건수, 금액은 하루 평균 492만건, 183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7.3%, 43.4% 증가했다.
체크카드 발급장수도 전년 동기대비 16%, 1000만장 이상 늘어난 8026만장으로, 신용카드(9.3%)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체크카드 이용 건수, 금액은 작년 상반기 이후 추세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상반기 선불카드와 직불카드 이용은 모두 감소했다.
일정한 금액을 미리 지불한 뒤 잔액 범위내에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는 선불카드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16만건, 5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3.1%, 11.0%감소했다.
정부는 지난 6월 △카드사 카드 발급 매수와 마케팅비용률 제한 △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증가율 목표를 연 5%로 설정해 1주일 단위로 카드사 영업현황 점검 등 고강도 카드규제에 나섰다. 실제 이를 통해 지난달 일일카드 대출액은 전달에 비해 2%가량 줄어드는 등 두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가계부채 규모 증가에 따른 은행대출 압박에 이은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카드사들에게도 강도 높은 압박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친 규제 “금융 순기능 역행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대책이 가계부채 증가 억제에는 효과적일지는 모르지만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꼭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는 대출해주라’고 지시한다고 해도 은행들은 대출을 하는 만큼 당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대출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 한해서도 대출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고객들에게 대출금을 갚도록 독려하면서도 대출조기 상환시 내야하는 중도상환수수료는 모두 받으려해 고객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억제에 지나치게 집착해 궁극적인 목표인 경기활성화에는 역행을 하고 있다”며 “자금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금융의 순기능을 강제 억제해 앞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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