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계열화의 명암…같이 살거나, 같이 죽거나

산업 / 여용준 / 2017-01-31 11:45:17
현대車 실적부진에 계열사 '동반 하락'<br>위험요소 불구 '동반 상승' 효과에 수직계열화 이어져
▲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SK가 지난 23일 반도체 웨이퍼(기판) 전문 기업인 LG실트론을 인수하며 반도체 부문 수직 계열화를 꾀한 가운데 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동차의 원재료인 강판부터 해외운송과 할부 금융까지 자동차 생산·판매의 전 단계를 수직계열화한 현대자동차의 실적 부진이 다른 계열사에도 동반 부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수직계열화가 주는 동반 상승효과 탓에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수직계열화는 일사불란한 의사결정과 산업 전문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 등의 장점이 있지만 위험 분산이 안 되는 단점이 있다.


현대차그룹 주력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2조9047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8.1%에서 7.6%로 낮아졌다.


주력 사업인 모듈 부문의 영업이익은 현대·기아차 파업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의 이유로 12.4% 하락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현대차에 변속기와 엔진 등을 공급하는 현대위아는 영업이익이 2015년 5010억원에서 지난해 2630억원으로 47.6%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6.4%에서 3.5%로 줄었다.


자동차용 강판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현대제철도 영업이익률이 전년 9.1%에서 8.7%로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 원재료가 인상분이 철강 가격에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탓에 1조4450억원으로 1.3% 감소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6%, 4.4% 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같은 4.8%로 최근 몇 년 정체된 상태다.


금융 계열사도 중고차 잔존가치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연결 실적으로 잡힌 금융 부문 영업이익은 2015년 9150억원에서 작년 7030억원으로 23.2% 줄었다.


이처럼 수직 계열화는 ‘동반부진’이라는 위험을 안고 있지만 업황이 호조를 보일 때는 ‘동반상승’의 효과도 안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 집단들이 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SK는 LG실트론을 인수하며 반도체 부문 수직 계열화 막바지 작업에 들어섰다.


SK는 지난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OCI머리티얼즈(현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반도체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삼불화질소(NF3) 세계 1위 업체인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산업용가스 제조사인 SK에어가스를 인수하고 합작법인인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를 설립하는 등 반도체소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의 지난해 매출은 4600억원 규모로 추산되며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은 자동차와 달리 실적 호조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SK의 수직 계열화는 당분간 재미를 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의 호조로 전사 영업이익 9조22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은 이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조9500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 1조53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분기 대비 111.6%, 전년 동기 대비 55.3% 상승한 실적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양극재사업체인 GS이엠을 인수했다. 이로써 LG화학은 배터리 제조 전과정에 대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3조5616억원으로 삼성SDI가 기록한 3조4239억원을 추월하고 ‘한국 배터리 1위 기업’ 타이틀을 챙겼다.


한화그룹은 올해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 분야에서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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