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압수수색·검찰수사…롯데 '패닉상태'

산업 / 여용준 / 2016-12-05 11:17:56
연말인사·신년계획 '안갯속'…신동빈 "변화만이 생존위한 길"

▲ 서울 제2롯데월드타워 뒤로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롯데가 연이은 악재로 패닉 상태에 이르렀다.


연말인사와 내년 계획 등은 모두 정지된 상태이며 국정조사와 검찰수사, 경영권 방어 등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롯데는 오는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외에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 소환된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독대 이후 면세점 추가 발표가 있었다는 의혹과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출연하기로 하고 돈을 냈다가 돌려받게 된 경위를 추궁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지난해 11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점이 특허 갱신에 실패한 이후 5년 특허 한시법에 대한 지적이 학계와 정치권에서 제기됐고 면세점 근로자 실업문제도 공론화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70억원 추가 출연에 대해서는 돈을 돌려받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롯데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게 될 정황을 미리 알고 반환이 이뤄졌다면 대가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데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수사기밀 유출과도 연결될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롯데 측은 애초 요청받은 75억원을 35억원으로 하향 조정을 요구하는 등 2개월이나 협상을 진행했던 점을 들어 ‘뇌물이라면 과연 그런 식의 협상이 가능했겠냐’는 논리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청문회 외에도 최근 수많은 악재가 있어왔다.


롯데는 지난달 24일 면세점 승인 로비와 관련해 정책본부가 검찰에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당시 압수수색은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기획재정부 최상목 1차관실, 관세청 수출입물류과 사무실이 대상이 됐다.


면세점 특허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거세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래 저래 연말 신규 면세점 입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는 이미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관세청은 지난 1일 특허 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세청은 언론에 배포한 ‘16.12월 시내면세점 특허심사 연기 가능성 관련 최근 보도에 대한 관세청 입장’이라는 제목의 설명자료에서 “12월 중순 서울·부산·강원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업체들이 이미 많은 비용을 들여 특허심사를 준비한 만큼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는 점, 의혹을 받는 업체가 사업자로 선정된다 해도 이후 부정행위가 드러난다면 특허를 취소하면 된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의외의 신규 면세점 선정 결과에 이어 올해 초 갑작스러운 사업자 추가 결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의혹이 제기된 상태인 만큼, 관세청이 심사를 강행할 경우 업계가 이를 납득하기 어렵지 않겠냐”며 우려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롯데는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비자금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당시 검찰수사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 대부분이 불구속 기소되면서 초라하게 마무리됐다.


검찰은 당시 그룹 차원의 횡령·배임·탈세 범죄를 적발하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큰 관심을 모은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 규명에 실패했고 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의 정·관계 로비 의혹은 제대로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을 받지 못해 구겨진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유죄 판결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의 조재빈 부장검사가 직접 공소유지를 맡는다. 중견급 검사 3명도 함께 투입된다. 신동빈 회장 측은 김앤장법률사무소에 그대로 맡긴다.


신동빈 회장은 불구속 기소 직후 그룹 혁신안을 발표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혁신안에는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 설립과 ▲사회공헌·동반성장 강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그룹의 핵심 부서인 정책본부 조직 축소 ▲투자·고용 확대 ▲경영권 분쟁 해결 등이 담겨져 있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로부터 재신임을 얻으며 ‘한일 원톱’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정조사 청문회도 이 같은 위치가 다시 한 번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은 다시 한 번 위협을 받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는 연말인사와 내년 계획 수립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는 이미 당초 이달 말로 예정했던 정기 임원 인사를 “경영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며 내년 초로 연기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30일 롯데 사장단 회의에서 “변화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답이다. 선도적으로 변화를 주도해 자신이 맡은 회사의 생존 가치를 증명해달라”며 그룹의 위기상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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