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증권사, 고객예탁금 1000억원 ‘꿀꺽’

산업 / 장우진 / 2011-08-01 14:33:04
운용수익 교묘히 이용해 뒷주머니로 챙겨

[토요경제=장우진 기자] 국내 5대 증권사들이 지난해 고객 예탁금에서 발생한 1000억원 규모의 운용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 예탁금에서 얻은 수익의 일부만은 고객들에게 이용료(이자) 명목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고스란히 뒷주머니로 챙긴 것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는 지난 3월 말 기준 고객 예탁금 7조3709억원을 보유한 반면,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 고객들에게 지불한 이용료는 688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연 이용률의 평균 1%도 안되는 규모이다. 이용료율은 증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예탁금이 5억원 이상이면 2.0%, 3~5억원이면 1.5%, 1~3억원이면 1.0%로 차등 책정돼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주식 매수 등을 위해 5억원을 증권사에 맡겼다면 그에 대한 대가로 2%에 해당하는 1000만원의 이용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증권사가 1000억원대의 뒷 돈을 챙길 수 있던 것은 바로 한국증권금융에 예탁금을 맡기고 이용료보다 높은 운용수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는 고객한테 받은 예탁금을 예수금과 신탁, 두 가지 형태로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야 한다. 이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러면 증권금융은 예수금에는 기준금리와 동일한 이자를, 신탁에는 자체 운용수익을 각각 증권사에 지급한다.


증권금융이 최근 신탁 운용수익은 연 3% 가량이다. 2010회계연도 일평균 17조6579억원의 예탁금을 신탁 운용해 수수료 등을 제외한 운용수익 5420억원을 증권사에 돌려줬다.


증권금융은 이와 별도로 같은기간 일 평균 5조원대 예수금에 대한 연 2.0%~3.25%의 이자를 지급했다.


즉, 2010회계연도에 증권금융에서 전체 예탁금(예수금+신탁) 7조3709억원 중 2.5%를 추가로 돌려받았다고 가정하면 약 1843억원을 돌려받은 셈이다. 여기서 고객에게 지불한 688억원을 제하고 나면 약 1155억원의 차익이 생긴다. 이 돈이 고스란히 증권사의 뒷주머니로 들어간 것이다.


이는 이들의 작년 평균 당기순이익 2238억원과 비교했을 때도 상당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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