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낮아질 줄 모르는 시기에 한 시중은행의 채용 시험에서 학점이나 토익 고득점 기준에서 벗어난 합격자를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공채에서 학벌,학점,토익 등 조건이 합격과 아무런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과거 학벌,학점, 토익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유한 서류형 인재에서 영업력 등 실무 능력을 겸비한 실무형 인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채용 기준을 바뀌고 있는 것. 이는 실전 업무에서 공부에만 매달린 사람보다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해온 사람이나 대인관계가 좋은 이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고, 더 우수한 실력을 발휘한다는 경험 치에 따른 것이다.
이번 공채에 합격한 180명의 평균 학점은 4.5 만점에 3.71점으로 오히려 불합격자 평균인 3.73 보다도 낮았다. 반면 합격자의 토익 평균점수는 865점으로 지원자 평균점수인 859점에 비해 겨우 6점 높은 데 그쳤다.
또 합격자 상위 10% 중 지방대 출신 합격자는 5명(28%)으로 소위 서울소재 명문대로 불리는 서울, 고려, 연세대 총 6명(33%)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국민은행 인사부 관계자는 "인성이 뛰어난 행원들이 영업도 잘하고, 각종 금융사고에 연루되지 않은 등 장점이 많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성향으로 직원들을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방대를 졸업하고 토익 성적도 800점이 안됐음에도 합격자 상위 10%에 든 A씨는 "대학 재학시절에 소규모 브랜드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등 설득 경험이 많았던 점이 면접에서 좋은 점수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관에게 농담을 하거나 오히려 질문을 할 만큼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소재 중하위권 대학을 졸업하고 토익점수가 800점을 간신히 넘은 B씨는 "대학 때 국민은행 지점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토대로 국민은행의 장단점을 분석해 임원 면접에 얘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서류전형 이후, 논술 및 인·적성 검사, 역량 면접, 집단토론, 프레젠테이션, 임원면접 등 단계를 거쳐 7,624명중 180명을 최종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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