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전격체포

산업 / 박진호 / 2015-03-11 16:32:36
정부 합수단, 방산비리 수사 본격화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방송인 클라라와의 카카오톡 메시지로 인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던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이 긴급 체포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무기중개업체인 일광공영에 대해 전격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이루어진 조치다.


합수단은 11일, 일광공영의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 임직원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함과 동시에 이 회장을 전격 체포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위치한 일광공영 본사 등에 검사 2명과 수사관 50여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여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무기거래 관련 계약서류 등 내부 문건, 회계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터키 무기중개사업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에 대한 사기 혐의로 이 회장에 대해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신병을 강제 확보했다.
합수단은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 터키 하벨산과 일광공영간 무기도입사업 추진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나 수상한 자금흐름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회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소환 조사를 펼쳐 나갈 예정이다. 이미 이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출신인 이 회장은 군 안팎에서 거물 무기중개상으로 자리를 굳힌 대표적인 인물이지만 지난 해 방위산업과 관련한 비리가 불거지고 합수단이 출범하자 가장 먼저 수사 선상에 올랐다.
이 회장이 대표로 있는 일광공영은 터키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사업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장비원가 등의 가격을 부풀리고 이를 통해 거액의 정부 예산을 더 받아 내 리베이트를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EWTS는 상대의 요격기와 지대공 유도탄, 대공포 등 전쟁시 적의 공중 위협으로부터 조종사의 생존 능력을 높이는 전자방해 훈련장비다. 일광공영은 EWTS 납품업체인 터키 하벨산과 2002년부터 대리점 계약을 맺어 에이전트로 참여해 2009년 4월 방위사업청이 터키 하벨산사와 1억 87만 달러 규모의 수의계약을 맺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하벨산사가 당초 4000만 달러 이하의 원가를 제시했지만 일광공영이 장비 원가 등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최초 제안가보다 3배 이상 많은 1억 4000만 달러를 방위사업청에 제시하고 협상을 통해 계약금액을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합수단은 일광공영이 EWTS 납품 과정에서 군 작전 요구 성능기준에 못 미치는 사실을 알고도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도 의심을 하고 있다. 공군은 지난 2012년 6월 인수식을 열었지만 핵심장비가 마련되지 않아 작동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 회장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 능력보강 사업과 관련해 군 기밀을 몰래 입수한 의혹도 받고 있는 등 일광공영을 둘러싸고는 해경 컴퓨터 고가 납품 의혹 등 다양한 논란과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1985년 일광공영을 설립하고 30년 넘게 무기중개업을 해온 이 회장은 러시아산 무기를 도입하는 ‘불곰사업’에 참여하여 배임과 횡령을 저질러 지난 2009년 구속된 전력도 있다. 일광공영은 이번에 문제가 된 터키 하벨산사와의 대리점 계약 이후 방위사업청과의 계약을 중개하며 김대중 정부 시절 급성장했다.
1월 말 일광공영 비리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합수단이 50여일 만에 일광공영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이 회장을 전격 체포하면서 방산업계 로비스트 수사에 본격적으로 속도롤 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일광공영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일광공영을 향해 일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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