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어느새 절반 이상의 일정을 소화한 KB국민은행 2014-15 여자프로농구에서 6개 구단이 모두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진땀을 쏟고 있다. 모기업이 삼성생명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용인 삼성 블루밍스는 두 외국인 선수의 부상이 걱정이다.
시즌 초 골밑 보강을 위해 영입했던 허윤자가 부상으로 초반 결장했던 삼성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부문에서 불안감을 안고 있다. 모니크 커리가 발목 부상을 안고 있으며, 켈리 케인은 고관절 부상으로 정상적인 플레이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의 상황은 다른 팀에 비하면 차라리 나은 편이다.
되는 팀은 뭘 해도 된다
강도 높은 훈련에도 선수들이 잘 버텨내며 ‘최고의 내구성’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춘천 우리은행은 올 시즌 개막 후 16연승을 달렸다. 신한은행에게 1패를 당했지만 바로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독보적인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에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주전 가드 이승아의 발목 부상으로 난감한 상황을 맞이할 뻔 했다. 탄탄한 실력을 보여준 이은혜가 빈 자리를 잘 채워줬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겹치던 상황에서 발생한 이승아의 결장은 팀의 연승이 끊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워낙 쌓아놓은 것이 많은 시즌이어서 손해는 많지 않았다. 그 동안 풀타임 활약을 해보지 못했던 이은혜가 많은 시간을 소화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고, 주전 한 명의 부상으로 팀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저력을 확인함과 동시에 자신감은 더욱 배가됐다.
이승아 또한 두 경기 결장 후 경기에 복귀했다. 연승이 깨지는 아픔이 있었지만 1패보다 더 많은 수확을 얻은 우리은행이다.
2위 인천 신한은행은 무릎을 다친 외국인 선수 제시카 브릴랜드의 장기 결장이 고민이다. 그러나 큰 타격이 예상됐던 것에 비해 결과는 나쁘지 않다. 브릴랜드가 처음으로 결장했던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패했지만 이후 연승을 달렸다. 또 한명의 외국인선수인 카리마 크리스마스가 오히려 출장시간이 늘어나면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단비, 곽주영, 하은주 등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들과 베테랑 가드 최윤아가 버티고 있는 신한은행의 저력도 위기를 맞아 제 모습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문제는 체력이다.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의 공백은 결과적으로 다른 선수들의 체력적인 누수를 만들게 된다. 그래서 신한은행에게는 올스타전 브레이크가 누구보다 반갑다. 또한 일시 대체 선수로 팀에 복귀할 나키아 샌포드가 예전같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해도 크리스마스가 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시즌 초부터 부상을 안고 있었던 김규희의 복귀도 반갑다.

부천 하나외환의 박종천 감독은 시즌 초부터 지옥을 경험했다.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준주전급 활약을 펼쳐 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박은진이 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개막 직후 1순위로 지명한 외국인 선수 앨리사 토마스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여기에 팀의 에이스인 김정은도 종아리 부상이 장기화되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팀은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다행히도 지금은 토마스와 김정은이 복귀하며 전력이 어느 정도 올라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박은진은 물론 외곽 요원 중 한 명인 홍보람이 여전히 부상 중인 하나외환은 두 명의 에이스가 빠진 경기에서 잃은 승점이 너무나 크다.
박종천 감독이 지옥을 경험했다면 청주 KB스타즈의 서동철 감독은 현재 지옥을 경험중이다. 비시즌 기간 중 큰 기대를 걸었던 김수연이 세계선수권대표팀 소집기간 중의 부상으로 결국 수술대에 올라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시즌 아웃됐다.
지난 해 11월 24일에는 부동의 에이스는 변연하가 경기 중 무릎부상으로 실려 나가며 40일을 코트 밖에 머물렀다. 내외곽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동안 기존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커져갔다. 팀의 1번 요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심성영도 무릎부상으로 장기간 재활에 들어갔고, 쏠쏠한 활약으로 제 역할을 찾아가던 김유경 역시 경기 중 큰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선수들의 부상 악몽을 2014년에 다 내려놓고 싶다”고 했던 서 감독에게 2014년은 끝까지 잔인했다. 12월 31일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시즌 내내 고군분투하고 있던 홍아란마저 발목 부상으로 실려 나왔다. 다행히 홍아란은 다음 경기에 복귀했고, 변연하도 팀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빠진 선수들의 자리는 크기만 하다.

KDB생명의 안세환 전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기존 선수들이 부상 회복이 순조로웠고 외국인 선수 데부르 피터스가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터스는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부상을 안고 있다는 것이 MRI 검사 결과 발견됐고, 시범경기도 뛰지 못한 채 돌아갔다. 마땅한 대체자원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KDB생명은 여전히 외국인 선수의 취약점을 안고 있다. 안 감독은 결국 새해를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선수의 부상은 스포츠에서 피해갈 수 없는 함정과도 같다. 그리고 그 부상의 덫을 극복하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다. 때로는 주전 선수가 빠진 자리를 채우는 역할을 하던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장과 함께 새로운 주인공으로 우뚝 서기도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을 겪고 있는 팀에게는 그저 가혹한 시련일 뿐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은 채 1주가 되지 않는다. 충분한 휴식이 되기도 힘들며, 그렇다고 새로운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도 부족하다. 선수들의 부상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6개 구단들이 짧은 휴식을 통해 어떻게 분위기를 추스르고 전열을 가다듬을지가 결국 후반기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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