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주택가격 과열…선제 대응 방침

산업 / 조은지 / 2016-10-16 15:25:38
투기과열지구 지정 및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
▲ <그래프=조은지기자>
[토요경제=조은지 기자] 정부가 주택가격이 과열됨에 따라 공급규제에서 수요규제 등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고 청약과열이 심화하고 있는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지정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는 등 주택 수요규제를 한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강남 등 재건축 단지 중심의 단기 집값 급등, 아파트 청약시장의 이상 과열 등 국지적 과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현상이 다른 지역까지 확산할 경우 주택경기 조정 과정에서 가계와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우려되는 만큼 선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주택시장 과열에 대해 내년 이후 공급과잉 우려 등을 고려해 소극적 대응을 해온 국토부가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 8·25 가계부채대책에서 주택시장의 공급과잉을 우려해 공공택지 내 분양 아파트를 줄이는 등의 공급 축소 방안을 내놨지만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직접적인 수요규제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3.3㎡당 평균 4천만원을 넘어서고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지적 과열 현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수요 억제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도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의 주택시장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위험(risk)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투자 목적의 과도한 수요 등에 의한 과열현상이 이어질 경우 단계적·선별적 시장 안정시책을 강구해나갈 방침"이라며 "지역별 주택시장의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각 지역의 시장 상황에 대한 맞춤형 처방이 적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집값 상승세가 과도한 지역에 대해 가격 안정을 위한 규제책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주간 단위로 주택시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집값 상승폭이 커지거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보이면 곧바로 시장 안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로 강남을 포함해 집값이 급등하고 청약과열을 빚고 있는 지역에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재당첨제한금지 조항을 부활하는 수요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시장이 과열을 빚으면서 분양가가 올라 주변 집값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곳이 특정 지역에 한정돼 있고 지방은 이미 공급과잉으로 인해 집값 하락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집값 급등지역만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방안으로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행 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곳', '주택가격과 청약경쟁률 등을 고려했을 때 투기가 성행하거나 성행할 우려가 큰 곳'에 지정하는 것으로 국토부령에 따라 정해진 기준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하면 지정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는 2000년 초 집값 급등기에 도입됐다가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된 2011년 말 강남 3구의 해제를 끝으로 현재는 지정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구체적인 지정요건은 ▲ 주택공급이 있었던 직전 2개월간 해당 지역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넘거나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의 청약률이 10대 1을 넘는 곳 ▲ 주택분양계획이 직전들보다 30% 이상 감소한 곳 ▲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이나 건축허가실적이 전년보다 급격하게 감소한 곳 ▲주택공급량이 1순위 청약자보다 현저하게 적은 곳 등이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수도권과 충청권의 경우 '주택공급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부터 5년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고 그 외 지역은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또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의해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최대 3가구까지 가능한 조합원 분양 가구 수가 1가구로 줄어든다.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도 강화된다. DTI는 자신의 소득과 상환 능력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을 제한하는 조치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9월, 10월에 걸쳐 8·25 (가계부채) 대책 효과를 살펴본 뒤 문제가 있다면 총부채상환비율(DTI) 조정이나 집단대출 가이드라인 등을 포함한 (추가)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청약경쟁률 또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투기과열지구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경우 지난 6월 한 달간 1.09% 상승한 데 이어 7월과 8월에도 각각 0.83%, 0.76% 올랐고 지난달에는 0.93%로 상승폭이 커졌다.
이 기간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월 0.8%, 7월 0.7%, 8월 0.4%, 9월 1.2%다. 9월을 제외하고는 강남 아파트값 상승폭이 더 크다.
국토부는 그러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경우 규제가 강력해 주택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를 일부 손질해 현 실정에 맞는 보완책을 내놓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각에서는 소득세법에 정의된 투기지역 지정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미 실거래가 신고와 양도소득세 등의 실거래가 과세가 정착돼 있어 실제 투기수요 억제 효과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제 대책의 시기와 방향은 주택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든 국지적, 선별적 맞춤형 대책이 될 것이고 전체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인 대책은 최대한 배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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