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형제의 난 ‘수백억짜리 난투극’

산업 / 여용준 / 2016-03-30 13:12:52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이맹희 故 CJ그룹 명예회장.

신동주, 최대 3백억 예상


SDJ 유지비, 법률자문 등


이맹희, 유산분쟁에 2백억


소송비용 대부분…유족 빚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수백억원을 들여 '형제의 난'을 치르며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벌가 ‘형제의 난’에서 패배 직전에 몰렸거나 패자가 된 이들은 거액의 사재를 투자해 힘든 싸움을 치르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50억원이 넘는 돈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맹희 CJ 명예회장에게 200억원의 빚이 있고 이 금액 중 대부분이 동생 이건희 삼성 회장과의 소송전에 씌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DJ코퍼레이션은 지난 25일 신동주 전 부회장 개인으로부터 11억4000만원을 추가로 차입했다고 밝혔다. 명목은 회사 운영자금이며 이자율은 0%, 상환 기일은 2018년 11월 9일까지다.


SDJ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0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경영권 탈환' 활동을 펼치기 위해 자신 이름의 앞글자를 따 세운 회사로 신 전 부회장 자신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9일 SDJ 이사회가 3억원의 차입을 의결한 후 지금까지 SDJ는 네 차례에 걸쳐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부터 모두 50억4000만원의 운영자금을 빌린 상태다.


신 전 부회장의 사재로 마련된 운영비의 대부분은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 등으로 지출된다.


또 SDJ 경비의 상당 부분은 법률자문료로 지출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동생 신동빈 회장과 롯데 계열사 등을 상대로 무려 8건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밖에 SDJ는 현재 웨버샌드윅에 홍보대행 업무를 맡기고 있고 서울 종로구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그랑서울 빌딩에 사무실을 빌려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목돈이 계속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민유성 고문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최소 3년간은 경영권 분쟁이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DJ가 이미 5개월새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부터 50억원을 빌렸으니 앞으로 신 전 부회장이 최소 300억원은 더 사재를 털어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말 포브스 조사에 따르면 신동주 부회장의 자산은 1조8400억원으로 국내 재벌 순위 10위에 올라있다.


재계 관계자는 “보유 주식 등 신 전 부회장의 자산이 많기는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아니었으면 엉뚱한 제 3자에게 쓰지 않고 아낄 수 있었던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가 ‘비운의 황태자’로 불렸던 이맹희 CJ 명예회장은 재벌총수 일가로는 이례적으로 거액의 빚을 남기고 지난해 8월 중국 모처에서 84세 일기로 숨을 거뒀다.


지난 9일 법조계와 CJ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이 명예회장의 부인 손복남 고문과 장남 이재현 회장 등 삼남매가 낸 ‘한정상속승인 신고’가 올해 1월 중순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한정승인이란 상속 자산액수 만큼만 상속 채무를 책임지는 제도로 유족이 법원에 신고한 이 명예회장의 자산은 6억여원이었으나 채무는 180여억원에 달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고인은 수십년간 해외 등지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왔다”며 “어떤 경제적거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채무가 얼마나 있었는지 등을 가늠할 수 없어 한정승인을 신청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 명예회장이 거액의 빚을 남긴 건 2012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유산분쟁 소송에서 모두 패한 게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 명예회장이 요구한 유산은 9400억원이었으며 이에 비례해 책정되는 인지대와 변호사 선임비로만 200억원 넘게 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경영권이나 수천억원대 유산 등 천문학적인 금액이 걸린 소송인만큼 분쟁에 드는 비용만 수백억에 달할 수 있다”며 “형제간의 싸움에 큰 돈이 지출되는 모습에 서민들은 박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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