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의 돌연사과, '일단 총리는 해야겠고'

산업 / 박진호 / 2014-06-15 18:06:37
총리 임명동의안 D-1, 갑자기 머리 숙여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뒤늦게 자신의 발언과 역사관 문제에 대해 사과를 하고 나섰다. "일본의 식민 지배가 하나님의 섭리"라는 요지의 과거 교회 강연 내용에 대해 "유감이지만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말하던 자세에서 물러선 것이다.


문 후보자는 15일,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리 작성해 온 글를 읽으며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해명하며 자신의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총리 지명 후 여러 논란이 등장하며 부적격 인사로 몰리는 가운데서도 잘못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 대한 논란을 보도한 언론 매체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던 문 후보자가 갑자기 해명과 사과에 나선 것은 청와대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자의 총리 임명동의안을 16일 제출하기로 결정하자,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여론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 된다.


인사 문제에 있어서 역대 최악의 정부로 낙인이 찍혀버린 현 정부로서는 안대희 전 후보자가 인사청문회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자진 사퇴한데 이어 문 후보자 마저 낙마하게 된다면 이루 말할 수 없는 부담을 안게된다.


특히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총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은 현 정부의 여러 실정(失政)의 중심으로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각종 비난을 애써 외면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총리 지명자가 자격 문제로 연이어 낙마하게 된다면 또다시 책임 공방이 수면위로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야당이 문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입장을 내놓은 상황에서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로 여론이 완전히 등을 돌린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 당사자들 마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다급해진 정부와 문 후보자가 국면전환을 위해 해명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문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서 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해야한다고 믿는다"며 총리로서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은 인사 청문회를 통과해 총리 임명을 받아야 한다는 의지가 그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미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문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의견이 나올 만큼 문 후보자의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 문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은 65%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그렇지 않다는 의견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신을 새누리당 지지층이라고 밝힌 이들도 사퇴해야한다는 의견을 나타낸 응답자들이 반대한 이들보다 5% 정도 높았다.


그러나 이미 일본언론에서 조차 문 후보자에 대해 '역사 인식이 일본 정부의 주관과 같다'고 평가하고 있는데다가 일본 정부는 고노 담화 검증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문 후보자는 역사 인식 외에도 다양한 논란 등이 제기되고 있어, 문 후보자를 '무조건 강행'시키려고 하는 청와대의 의지가 과연 제대로 통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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