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프 허용해도 큰일 안난다”

산업 / 전성운 / 2012-03-12 11:33:07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논란 재점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카이프’나 국내의 ‘마이피플’ 등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가 활성화 되도 기존 이동통신사들의 매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분석을 놓고 이동통신사들은 “온전히 신뢰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그러나 국내외 인터넷기업들은 “망중립성 원칙과 이용자 편의를 위해 mVoIP에 대한 차별과 제한을 중단하고 같이 성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 전 세계에서 1억7000만 명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접속 하는 세계최대 인터넷전화(VoIP) 업체 ‘스카이프(Skype)’. 지난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85억 달러(약 9조5200억 원)를 들여 인수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 2일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가 이동통신시장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통사의 모든 요금제와 3G(3세대 이동통신)망에서 mVoIP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경우 이통사의 매출 감소 폭은 0.74%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통화음질이 좋고, 접속성공률 100%, 음성지연시간 0초, 통화대상범위 50%’인 상황까지 mVoIP의 품질이 개선됐다고 가정할 경우에도 이통사의 매출은 1.61%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모든 요금제와 3G망에서 이용할 수 있고, 품질이 개선됐을 경우에도 이통사의 매출 감소폭이 고작 2.36%일 것으로 추정했다.


KISDI는 스마트폰 이용자 1천3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mVoIP 이용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용자가 어떤 요금제를 선택하게 되고, 이통사의 매출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 mVoIP 허용해도 이통사 매출 감소 거의 없어


mVoIP란 이동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인터넷전화로,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스카이프나 마이피플과 같은 mVoIP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이통사는 매출 감소를 이유로 고액 요금제 가입자에게만 이를 허용(SKT·KT)하거나 혹은 아예 금지(LGU+)하고 있다.


그러나 KISDI는 “이번 연구는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이통사의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소 다른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만 보면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에게 mVoIP를 허용해도 이통사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무엇보다도 현재 수준에서 3G망의 mVoIP 품질에 이용자들이 만족하지 못함에 따라 통화대체의 정도가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mVoIP가 허용되더라도 음성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이용자들은 저가의 요금제로 옮겨가지는 않는다”며 “mVoIP의 품질개선 효과는 3G망에서 mVoIP 허용의 효과보다 훨씬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로도 확인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ISDI는 “mVoIP에 관한 망중립성 규제 수립 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현재 상황에 국한된 연구결과로 규제정책의 득실을 논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실증적인 연구들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이통사가 3G망에서 mVoIP를 차단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논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통사들 “온전히 신뢰하기엔 한계가 있어”


이 보고서에 대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으로 구성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mVoIP의 시장현황과 실제 이용패턴, 요금제 변경 동인, 기술발전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문조사로만 시장 영향을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온전히 신뢰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롱텀에볼루션(LTE)의 급속한 보급, mVoIP 통화품질 향상 등 미래 이용자 환경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발끈했다.


현재 국내 이통사들은 “mVoIP를 전면 허용할 경우 매출이 일시에 급감해 네트워크 투자를 축소하거나, 저렴한 현 데이터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모바일 인터넷 생태계의 성장기반을 저해해 이용자 후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주장을 바탕으로 이동통신망을 통한 mVoIP 이용을 아예 차단하거나, 일정한 요금제 이상의 가입자에게만 mVoIP 사용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mVoIP 전면 허용에 반대하고 있다. KTOA는 “mVoIP의 영향을 단순히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의 선호율 변화로만 분석한 이 보고서를 ‘mVoIP 전면 허용’의 근거로 활용하면 ‘일반화의 오류’에 봉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인터넷업체들 “불합리한 차별해선 안돼”


이와 관련해 오픈인터넷협의회(OIA)는 지난 6일 “이동통신사의 mVoIP 서비스 제한은 불합리하다”며 서비스 정상화를 촉구했다. OIA는 망중립 원칙 확립에 대응하기 위해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구글코리아, 카카오,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 등 국내외 주요 인터넷기업들이 조직한 정책 협의체다.


OIA는 이날 보고서를 인용, “망중립성 원칙과 이용자 편의를 위해 mVoIP 차별 및 제한을 중단하고 mVoIP 서비스와 이통사가 같이 성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좋은 서비스는 궁극적으로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자의 수익 증대에 기여한다”는 것이 OIA의 설명이다.


작년 1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망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합법적인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및 망에 위해가 되지 않는 기기 또는 장치에 대해 차단과 불합리한 차별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OIA는 “글로벌 네트워크 업체 시스코(CISCO)도 ‘2015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중 mVoIP의 비중’을 0.4%로 전망하고 있고, 이통사들은 이미 일 사용량 기준량을 제시, 이를 초과 시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 mVoIP만 별도로 제한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통사업자들이 정당한 근거와 이유 없이 mVoIP등 신규서비스를 차단하는 것은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위반한 행위”라며 “이통사업자의 음성통화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혁신적 서비스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 차별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OIA가 밝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mVoIP 이용자수는 내년 3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15년엔 200억~300억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영국 이통사 3UK 는 작년말 기준 mVoIP 무료 통화를 조건 없이 허용한 이후 이용자 이탈률이 14% 정도 감소했으며 데이터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수익률도 20% 이상 증가했다.


OIA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mVoIP 시장 성장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정부와 망 사업자, 인터넷 사업자들이 모두 협력하는 상생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통신사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mVoIP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의 등장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면서 더 비싼 요금제로 전환하는 이용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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