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사업 위법 판결 '뜨거운 감자'

산업 / 이준혁 / 2012-02-20 17:57:07
부산고법 "위법 판결 불구 공익위해 사업 지속해라"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 사업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법원이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위법이지만 공익을 위해 사업은 계속해야 한다고 판결해 4대강 살리기 사업 취소 청구소송에서 최초로 위법판결이 내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고법 행정1부 김신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0일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는 국가재정법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국민소송단 1791명이 국토해양부장관 등을 상대로 제기한 '하천공사 시행계획 취소' 청구소송은 막대한 예산의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거의 완성됐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각하 또는 기각했다.


최근 창녕함안보 세굴현상을 두고 환경단체와 수자원공사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등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문제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4대강 사업추진, 찬동인사 심판과 재자연화 약속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 한 참가자가 손피켓을 들고 4대강 사업을 규탄하고 있다.


◇부산고법, ‘낙동강 살리기 사업’ 위법
재판부는 “국가재정법에 500억원 이상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경제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과 낙동강 사업 중 보의 설치, 준설 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누락해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보의 설치가 거의 완성됐고, 준설 역시 대부분 구간에서 완료돼 이를 원상회복하는 것은 국가재정의 효율성과 기술·환경침해적 측면에서도 오히려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업을 위해 광범위한 토지가 수용돼 많은 이해 관계인과 새로운 법률관계가 형성돼 이를 취소하면 엄청난 혼란이 우려되는 등 공공복리에 반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이같이 판결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소송단이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하천법, 건설기술관리법, 한국수자원공사법, 문화재보호법, 환경영향평가법이 정한 규정과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민소송단은 국책사업에 대해 위법성이 인정된 역사적으로 뜻깊은 판결로 이번 판결은 낙동강 사업은 물론 4대강 사업 전체에 대한 위법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히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소송단은 2009년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사업이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며 서울행정법원, 부산지법, 대전지법, 전주지법에 하천공사 시행계획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4대강조사위 출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을 세우겠다는 취지로 '4대강 조사위원회'가 지난 13일 공식 출범했다.


4대강 조사위원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은 우리사회의 진실과 민주주의를 왜곡했고 문화와 생명의 가치를 희생시켰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명박 정부가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귀를 막고 아집과 독선으로 강바닥을 파헤치고 보를 쌓은 지 2년2개월이 된 가운데 엊그제 부산고법은 4대강 사업이 처음부터 위법하게 진행됐다고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23조원 규모 국책사업을 하면서 필요성·타당성을 검토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상식이 확인되는 데 2년이 걸린 셈"이라며 "통제받지 않는 국가권력은 나라에 해를 끼친다는 민주화의 상식마저 우리사회는 잊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마구잡이 공사로 파헤쳐진 강이 앞으로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4대강 공사는 결코 완성될 수 없으며 '헛공사'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또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4대강 조사위원회는 4대강 자료정리, 백서 발간, 피해·비리사례 조사, 현장조사, 4대강 복원연구, 청문회 개최 준비, 4대강 공사 주모자 조사 및 법적 대응 등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조사위원회는 ▲4대강 자료정리팀(정민걸 공주대 교수, 이하 분과위원장) ▲4대강 찬동인사 조사팀(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부실공사·피해사례·비리사례 접수처(조해붕 신부) ▲4대강 청문회 대응팀(이영기 변호사) ▲총선후보자에 대한 조사팀(최영찬 서울대 교수) ▲4대강 복원팀(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4대강 현장조사팀(박창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법률대응팀(임통일 변호사) ▲해외지원팀(임혜지 박사) 등 분과로 구성됐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4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5
    하이트진로, 익산 4% 물량 전주로·베트남엔 7700만달러…생산자본 재배치

    하이트진로, 익산 4% 물량 전주로·베트남엔 7700만달러…생산자본 재배치

    하이트진로(대표 장인섭)가 국내 생산자산은 효율화하고 신규 자본은 해외 성장거점에 배치하고 있다. 전체 소주 생산의 4%를 맡는 익산공장을 전주로 통합하는 한편, 베트남에는 첫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국내의 중복투자는 줄이고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에 생산자본을 투입하는 구조다.26일 토요경제가 하이트진로 공시와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는 오는 1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