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동료의사와 의견차이로 환자의 수술을 중도에 포기한 채 수술실을 박차고 나간 의사에 내려진 정직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최주영)는 서울소재 모 대학병원 의사 장 모씨가 수술 중단을 이유로 내려진 정직 1개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장 씨는 동료의사와 의견차이로 홧김에 생후 4개월된 여자 어린이의 심장수술을 포기, 수술실을 박차고 나간 것으로 밝혀졌는데, 재판부는 장 씨에 대해 의사로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들어 징계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흉부외과 전문의인 장 씨는 지난 2013년 10월 생후 4개월 난 여자 어린이의 심장수술 집도의로 수술에 참여했다. 당시 환자는 이미 전신 마취된 상태였으나 장 씨는 수술을 진행하는 동안 환자의 호흡을 유지하기 위한 튜브의 종류를 놓고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 견해차를 보이며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 튜브 삽관시술 놓고 동료의사와 마찰
이 과정에서 장 씨는 자신이 선택한 튜브를 사용하자고 주장했으나 자신이 선택하자고 주장했던 것이 아닌 튜브를 사용하다 삽관시술에서 일부 문제가 발생하자 돌연 수술을 중단했다. 결국 장 씨는 자신이 선택했던 튜브가 수술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수술을 중단하고 수술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는 것이다.
동료의사는 장 씨에게 "여기가 구멍가게인줄 아느냐"면서 "그렇게 하려면 차라리 개인병원을 차려라"고 고함을 쳤으나 곧바로 "마취 후 특별한 이유 없이 수술을 취소할 수 없다. 차 한잔 마시고 가라앉히고 오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결국 장 씨는 분을 참지 못하고 수술실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이후 수술에 참여하지 않았다.
심지어 장 씨는 전공의에게 "지금 너무 흥분한 상태라 수술을 못하겠다"면서 "환자에게 해가 될 것 같다. 보호자에게 집도의가 위경련이 나서 수술이 취소됐다고 설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 수술 집도의로서 의무·책임 방기해
상황이 이쯤 되자 환자의 보호자들은 병원과 의료진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다른 병원으로 가겠다고 요구했으며, 병원측은 환자 진료비 500여만원을 감면한 뒤 추가적인 환자의 손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해주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병원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 장 씨에 대해 정직 1개월이란 징계처분을 내렸고 장 씨는 징계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같은 장 씨의 행위는 환자의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의사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며 "장 씨가 위경련으로 불가피하게 수술을 취소했다고도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판부는 "장 씨는 해당수술을 책임진 수술 집도의"라면서 "어린 환자의 보호자들에게 환자의 현재상태와 수술을 취소하게 된 경위, 이후 조치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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