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징크스'…박지성, 탁월한 멀티 감각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7-01-02 00:00:00
맨유, 뉴캐슬과 2-2 무승부

- 스카이스포츠 평점 7점 부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사령탑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선택 카드는 '산소탱크' 박지성(25)이었다.
2일(한국시간)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06~07시즌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원정전에 벤치 스타트한 박지성은 팀이 0-1로 뒤진 전반 35분 루이 사하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조기에 투입됐다.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고서도 밀너에게 선제골을 얻어맞는 등, 조금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간 맨유는 박지성의 투입 직후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미드필드 왼쪽 날개로 출전해온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의 지시에 따라 중앙에서 폴 스콜스와 호흡을 맞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당초 맨유의 4-4-2 포메이션도 사하가 빠지면서 루니만 홀로 최전방에 남아있는 4-5-1 형태로 변화를 꾀했고, 박지성과 스콜스가 중원 전방에 배치된 상태에서 그 배후를 대런 플레처가 책임졌다.
좌우 날개는 각각 라이언 긱스와 C.호날두가 맡아 포백 수비진과 함께 측면 공격을 담당했다.
폴 스콜스의 그림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을 이룬 맨유는 후반 들어 박지성을 오른쪽 측면으로 보내는 전술 변화를 시도했고, 이같은 퍼거슨 감독의 작전은 그대로 적중했다.
후반 킥오프와 동시에 빠르게 오른쪽 터치 라인을 따라 전방으로 오버래핑을 한 박지성은 뉴캐슬 수비수가 달려들자 반대편으로 크게 넘겼고, 이를 문전 왼쪽 모서리까지 이동한 호날두가 잡아 가볍게 패스를 시도해 스콜스의 중거리포를 도왔다.
경기 재개를 알리는 휘슬이 울린지 불과 21초만에 터진 역전골이었다. 박지성-호날두-스콜스로 이어지는 완벽한 트라이앵글 콤비네이션이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이후에도 박지성은 끊임없이 호날두와의 자리 바꿈을 하며 뉴캐슬 수비진을 교란했고, 어느 새 중앙에서 스콜스와 호흡을 맞춰 맨유의 강공을 리드했다.
왼발과 오른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볼을 컨트롤하는 모습과 잠시도 쉬지 않고 중앙과 측면을 활발히 이동하는 플레이에 뉴캐슬 수비수들도 속수무책이었다.
물론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중앙을 맡던 전반 45분, 박지성은 문전 한복판에서 흐른 볼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그의 발끝을 떠난 공은 아쉽게 골대 오른쪽을 맞고 옆으로 흘렀다.
EPL 데뷔 이후부터 따라다니던 '골대 징크스'가 또다시 상기되는 순간이었다.
박지성은 지난 해 8월24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골대를 맞혀 이번 시즌 첫 골이 무산됐던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05~06시즌에도 아스톤빌라와의 두 차례 리그경기에서 한차례씩 골대를 맞혀 땅을 쳐야 했다.
안타까운 플레이는 후반 막바지에도 연출됐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 안쪽을 파고든 박지성은 뉴캐슬 수비수들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호날두의 긴 크로스를 잡았으나 볼 트래핑이 좋지 못해 기회를 날렸다.
경기는 결국 2-2 무승부. 결과는 아쉬웠으나 박지성에게는 나름대로 소득을 찾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퍼거슨 감독 앞에서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탁월한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비록 골을 뽑아내는데 실패, '전문 킬러'로서의 날카로운 감각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골대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어도 박지성은 자신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영국 현지 스포츠 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바삐 움직였다(Busy)"라는 평가와 함께 비교적 높은 7점을 부여해 그의 활약을 칭찬했다.
아쉬움과 희망이 교차됐던 뉴캐슬 원정전. 경기를 치를수록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박지성의 플레이에서 더 이상의 부상 후유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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