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을 이끄는 '3형제' 이야기

산업1 / 김준성 / 2006-09-15 00:00:00
3형제 모두 학력 능력 출중 후계자 선정 힘들어

재계 2~3세 경영권 대물림이 본격화 하는 속에 경영승계 투명성은 물론 형제간 우애가 돈독하기로 유명한 기업이 있다. 바로 효성의 3형제다.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 부부와 세 아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저녁시간을 함께 한다. 해외 출장 등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가족들은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같이 한다.

이렇게 자주 대화시간을 갖고 서로에 대한 견해를 나누다보니 조 회장의 3형제는 우애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3형제의 할아버지인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는 형제간의 질서를 유달리 강조했다.

조현문 전무는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초등학교 때부터 한 살 위인 조현준 부사장을 깍듯이 '형님'으로 불렀다고 한다.

형에게 많은 책임을 지운 대신 할아버지는 동생들이 '형' 대접만큼은 확실하게 하도록 했다.

현준과 현문은 연년생으로 본 손자들이다. 나이 한 살 차이니 어지간하면 형제라기보다 친구같은 사이가 더 어울릴만하다.

그런데도 조 창업주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살 아래 현문이 현준을 부를 때 꼬박꼬박 ‘형님’이라는 존칭을 쓰게 했다.

연년생이라고 형과 아우간의 질서가 흐트러지는 것을 경계한 창업주의 교육방식 때문이다.

조 창업주는 늘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했지만 무조건 사이가 좋기만 하면 되는 그런 우애는 아니었다.

동생은 동생의 도리를 다하고 형은 형 도리를 다하는 데서 진정한 우애가 깃든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 가르침 덕분인지 조씨 일가의 형제애는 대를 물려가며 생명력을 더해가고 있다.

조 회장은 현재 70세가 넘어 어떻게든 후계구도를 구체화해야 할 시기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아직까지 후계구도에 대해 말을 아낀다.

조 회장은 경영자의 자질이 가장 뛰어난 아들에게 그룹 경영권을 물려줄 것으로 전해졌지만 세 아들 모두 능력이 만만치 않다.

3형제 모두 해외파인데다 장남은 1998년 그룹의 주력 4사(효성T&C.효성물산.효성생활산업.효성중공업) 합병이라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IMF위기를 극복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차남은 핵심사업 전력PU 육성하고 2002년 미쉐린과 7년간 3억5000만달러 규모의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해 회사가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3남은 지난 8일 세계적 타이어 업체인 미국 굿이어와 32억달러 규모의 장기공급계약을 주도해 효성이 타이어코드업계 세계1위를 고수하는 결정적 전기를 마련한 주인공이다.

3형제 지분도 6~7%로 비슷하고 나이차도 1~3살 사이로 대동소이하다.

3형제의 학벌과 경력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막상막하이다. 3형제 모두 175cm를 넘는 키에 호남형이다. 미국 명문대학 출신으로 만능 스포츠맨이란 공통점도 갖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아들들의 성과가 탁월해 후계자를 선정하기 힘들 경우 선대처럼 '그룹분할'의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추측이 나오는 것은 효성家가 이미 2대째에서 재산을 분리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장남 조현준 부사장은 미국 세인트폴스高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1996년 일본 게이오대학 법학대학원 정치학부에서 법학석사를 취득했다.

1992~1993년에는 일본 미쯔비시 상사의 에너지그룹 LPG원유수입부에서, 1995~1997년에는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법인영업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1997년 효성에 경영혁신팀 부장으로 입사해 현재까지 효성 무역PG장(Performance Group,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다.

조 부사장은 효성 입사 후 1997년 선진적 경영시스템인 PG/PU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것은 효성의 독특한 사업구조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최초로 전 사원 연봉제를 도입했고 직무분류에 따른 인사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변화와 개혁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 체인지 리더 프로젝트를 수립하는 등 신 경영전략의 소개와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ERP와 같은 경영시스템의 개선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조 부사장은 특히 경영 전략과 계획 수립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사내외 평가이다.

조 부사장은 그룹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경영회의'에 참여하는 등 동생들보다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경영성과도 뛰어나다. 그가 무역PG를 맡은 뒤 무역부문 매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효성의 2003년 무역부문 매출은 1조493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조5147억원으로 무려 50% 가까이 늘어났다.

조 부사장은 기존 면접전형에서 탈피해 직무수행에 필요한 기본 자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면접방식도 체계화했다.

차남 조현문 전무는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하버드대학 법학과에 진학해 1998년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3형제 중 엘리트 분위기가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7년에는 미국법률조합 Weil, Gotshal & Manges LLP에서, 1998년에는 Cravath, Swaine & Moore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1999년에는 효성 경영전략팀 팀장으로 입사해 올 2월부터는 전략본부 전무와 전력PU장으로 재직중이다.

조 전무가 맡은 전력PU는 중공업 PG 산하로 최근 효성은 이 사업부문을 그룹 차원에서 주력 사업군으로 적극 육성중에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변압기 회사인 난퉁유방변압기유한공사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중국의 초고압 중전기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조 전무는 미국에서 아메리카일렉트릭파워(AEP)를 비롯한 주요 전력회사들과 잇따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은 지난해 7000만 달러의 초고압 전력기기를 수주, 미국 시장 점유율 7%를 달성했으며 2~3년내 10% 이상 점유율을 목표로 삼고 있다.

회사규정을 비롯한 회사 전반적 관리체계의 통합과 개혁을 추진했고 현재는 전략본부에서 각 PU들에 대한 평가 작업을 통해 구조조정 방향과 그룹의 미래전략수립을 담당하고 있다.

그 외 M&A관련 프로젝트와 해외 시장 개척, Big buyer간 제휴 등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조 전무는 협상력이 뛰어나 해외 M&A를 주로 담당해왔다.

대학재학시절에는 신해철 등과 ‘무한궤도’를 결성,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3남 조현상 상무는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Bain&Company(서울)에 근무하던 중 1998년 조 회장의 요청으로 효성의 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했다.

이후 Bain&Company(도쿄) 컨설팅 과정에서 함께했던 일본 NTT Communication사의 요청으로 NTT에 합류해 NTT 한국지사 설립을 주도했다.

그 후 지사설립을 완료한 뒤 2000년에 효성 경영혁신팀에 재입사했다.

매년 경영전략수립에 관여했고 과거 경험을 살려 사내 컨설턴트로서 타이어 보강재 중장기 전략수립 등 여러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조 상무는 아그파 자회사 인수, 메르세데스 벤츠와 금융사업 등의 실적을 이뤄냈다.

특히 내수 소비재 시장 공략 차원에서 추진한 수입차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상당히 흑자를 실현해 효성 캐피탈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평소 주요 관심 분야 중 하나인 조직/인재 관리 부문에서는 IMF 당시 현PG/PU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지난 7월에 시행한 인사제도 개선 프로젝트와 2005년 임원 직급 단순화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

조 상무는 공부 뿐 아니라 스포츠와 음악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브라운 대학 재학 시절에는 대학 축구팀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이비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브라운대 아카펠라 그룹에 가입, 리더로서 적극적 활동을 했다. 특히 아카펠라 그룹에서는 최초로 해외공연의 성공적 추진으로 리더십을 인정받기도 했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안양공장 내 축구장을 찾아 운동을 하며 그 외 영화와 광고분야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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