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외환銀 헐값매각 집중 추궁

산업 / 토요경제 / 2006-04-26 00:00:00
'외환銀 매각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 무산

국회 정무위는 26일 금융감독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조작했는지 여부 등을 따졌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외환은행 매각을 잠정 결정한 2003년 7월15일의 이른바 `10인 대책회의'에 청와대 행정관이 참여했었다는 점을 들어 외환은행 매각작업은 사실상 청와대가 주도한 프로젝트라고 비판했다.

나경원(羅卿瑗) 의원은 "시내 모처에서 열린 외환은행 10인 대책회의에 청와대에 파견근무했던 재경부 출신 주모 행정관이 참석했고, 그 결과를 당시 청와대 정책수석이었던 권오규(權五奎) 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문서로 보고했다"면서 "외환은행 매각은 외자유치라는 명분 하에 헐값에 넘긴 대통령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고진화(高鎭和) 의원은 "금융당국이 2003년에 외환은행의 BIS 비율에 관한 3개의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첫 두 보고서에는 BIS 비율이 8-9%였으나 1주일 뒤에 나온 마지막 보고서에는 6.16%로 급락했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열린우리당 이근식(李根植) 의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해도 세금 한 푼 안 내 시중에 `먹튀'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것이냐"며 대책을 추궁했다.

이에 대해 윤증현(尹增鉉) 금융감독위원장은 "당시에는 SK사태와 신용카드 부실 등으로 제2의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다"면서 "외환은행에 외부자금이 수혈되지 않았다면 BIS 비율이 4.4%로 떨어지면서 지급불능상태(부도)에 빠질 위험이 있었다"며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BIS 자기자본비율 조작의혹에 대해서도 "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외환은행 매각과정에 청와대의 지시나 상부 지시 등 그런 배경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다만 "제2의 론스타 사태를 계기로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면서 "미래예측에 대한 종합적인 역량을 키워야 하며, 조세측면에서도 보완장치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재매각과 관련, 금감원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국민은행이 매각대금으로 6천억원을 추가 지불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나라당 이명규(李明奎) 의원은 "금감원이 당초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싱가포르개발은행에 대해 `자격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도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덕분에 론스타는 싱가포르개발은행의 인수 제시가격 (주당) 1만5천원을 근거로 국민은행에 인수가격 인상을 요구, 결국 인수가격이 당초 1만4천원에서 1만5천400원으로 올랐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매수 주체이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무위는 이날 검찰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외환은행의 매각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법적 강제성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돼 결의안 채택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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