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최대실적 갈아치운 삼성, 꾸준한 성장세 속 불안감 잔존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2-04-07 14:46:22
갤럭시S22 선전 속 잠정매출 77조 '어닝서프라이즈'...2분기 이후 악재도 많아
▲ 삼성이 또다시 분기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호성적표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삼성은 7일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대의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대한민국 간판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과시한 셈이다. 삼성이 7일 발표한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1천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작년 같은기간(매출 65조3천900억원·영업이익 9조3천800억원)에 비해 매출은 17.76%, 영업이익은 50.32% 늘어난 호성적표다. 작년 4분기에 비교하면 매출 0.56%, 영업이익 1.66% 증가했다.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당초 증권가에선 삼성의 1분기 실적을 매출 75조2천억원, 영업이익 13조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작년 3분기 73조9천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분기매출 기준 사상 처음으로 70조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4분기에 76조5천700억원으로 기록을 늘렸고 올 1분기에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증권가의 전망을 무색케했다.


특히 삼성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부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유 등 글로벌 원자재값 폭등, 미국 등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로 인한 후폭풍,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논란, 미국 중국 대만 등 글로벌 경쟁기업의 맹추격 등 다양한 대내외 악재 속에서 일궈낸 '어닝서프라이즈'이란 점에 주목할만하다.


'최고 효자'는 역시 스마트폰

삼성이 이날 구체적인 부문별 실적을 별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세간의 예상을 보란듯이 뒤엎고 우량한 성적표를 낸 것은 스마트폰 부문이 가장 크게 기여한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증권가에선 삼성이 정보통신·모바일 부문에서 매출 33조3천800억원, 영업이익은 4조1천500억원가량 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55.8%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무려 약 44%에 달한다.


무엇보다 삼성 스마트폰 부문의 간판인 갤럭시S22 시리즈의 선전이 돋보인다. S22시리즈는 지난 2월 전 세계 70개국 사전 예약에서 전작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사전 판매량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서도 판매 6주 만에 100만대 넘어서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는 전작 갤럭시S21에 비해 2주 빠른 실적이다.


S22의 판매 호조는 게임 등 특정 앱 실행시 성능을 인위적으로 떨어트리는 GOS(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의 도입으로 게이머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악재를 딛고 일어선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GOS란 고차원 연산이 필요한 게임 등 특정앱을 실행시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조절함으로써 스마트폰의 발열을 막아주는 취지로 장착한 것이지만, 게이머들의 반발은 집단소송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 업계에선 삼성 갤럭시S22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능과 디자인,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간판브랜드란 후광을 등에 업고 쾌속질주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스마트폰시장 위축,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 등 트리플 악재를 충분히 극복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발전적으로 계승한 S22울트라 모델의 선전이 눈에띈다. 실제 S22시리즈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제품이 다름아닌 울트라다.


반도체·가전의 의미있는 선전

표면적으로는 갤럭시S22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부문이 삼성 1분기 실적의 최고 효자이지만, 반도체부문의 예상 외 선전이 적지않은 기여를 했음을 부인키 어렵다. 당초 업계는 물론 주요 시장조사기관은 반도체, 특히 메모리가격 하락으로 부동의 1위 삼성의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 메모리 가격 하락폭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 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41달러로 전달과 같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3월 역시 전달 대비 큰 변동이 없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대만의 디램익스체인지 집계에선 2월보다 오히려 15%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서버, 모바일, 그래픽 등 첨단 공정 제품과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이면서 가격하락세의 영향권에서 비켜나있는 점에 주목한다. 고부가 제품군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 주효한 것이란 평가다. 대만 TSMC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문은 되레어 가격이 인상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TV 등 가전부문 역시 전분기에 비해 실적이 감소했지만,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로 시장을 공략 패턴으로 바꾸면서 의미있는 선방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2분기 이후는 기대반 우려반

삼성이 7일 어닝서프라이즈라 불릴만한 깜짝 잠정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2분기 이후 삼성의 성장세가 유지될 지가 큰 관심사다.


일단은 전망은 밝은 편이다.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란 점에서 당장 2분기엔 성장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일각에선 삼성이 2분기 매출면에서 사상 첫 80조원대 진입까지 내다본다.


무엇보다 삼성의 절대적 캐시카우인 반도체가 수요 회복에 따른 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반등이 예상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증권가에선 공급은 제한적으로 증가하는데 수요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해 낸드를 시작으로 D램까지 가격이 줄줄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변수는 남아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러시아의 공세가 더욱 노골화됨에 따라 미국을 위시한 서방진영의 제재가 더욱 확산할 경우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삼성의 동구권 생산기지중 하나이며, 러시아는 가전, 통신, 반도체 등 모든 분야에서 삼성이 무시할 수 없는 핵심 수요처중 하나다. 이미 미국의 대러시아 경제제재 압박으로 삼성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러시아의 도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환율불안 등 부수적인 악재가 동반되는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비메모리 분야에서 인텔의 시장공략을 위한 노골적인 견제 전략과 TSMC의 흔들림없는 독재도 삼성의 앞날을 밝게만 볼 수 없는 리스크요인이다. 대만 대표기업을 넘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우뚝선 대만 TSMC는 삼성의 맹추격 속에서도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며 삼성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반도체 1위 자리를 삼성에 빼앗겨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인텔은 파운더리로 재도약하기 위해 미국 정부까지 등에 업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삼성, TSMC 등 선발기업에 대한 집중 견제에 나선 것. 미국이 자국의 반도체산업 발전을 명분으로 삼성과 TSMC에 대한 지원을 배제시키려는 혁신경제법(USICA) 제정을 추진하는 것도 삼성에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반도체, 통신, 가전으로 짜여진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단기적으로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대내외적으로 만만찮은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어 당분간은 불안한 성장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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