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하도급 참사’ 엊그제인데···신세계건설, 3단계 하도급 알고도 묵인?

체크Focus / 신유림 / 2022-02-23 06:00:08
경기도 광주 오포 물류센터 조감도. 사진=오포 물류센터▲ 경기도 광주 오포 물류센터 조감도 <사진=오포 물류센터>

신세계건설이 경기도 광주 오포 물류센터 신축공사현장에서 불법 하도급 정황을 묵인하고 심지어 재하도급 업체에 업무지휘까지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불법 하도급이 빚어낸 광주광역시 철거건물 붕괴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건설업계의 고질적 관행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이번 하도급은 재하도급을 넘어 재재하도급까지 이뤄져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시공사인 신세계건설은 건물 외장공사를 벽산에 맡겼으나 벽산은 다시 SM건설에, SM건설은 이를 ‘시간과공간’이라는 업체에 넘겼다.


하지만 시간과공간은 SM건설 측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부당한 계약해지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계약해지 사유는 공사 지연이다.


하지만 시간과공간 측은 “공사 지연은 자재를 공급하기로 한 벽산과 SM건설의 잘못이며 신세계건설 측도 이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22일 시간과공간 대표 신모씨는 제보를 통해 “지난해 2월 SM건설의 요청으로 공사 참여 후 장비와 작업자를 배치, 7억원을 투입했으나 SM건설은 지난해 7월 유선상으로 일방적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며 “이후 반년이 넘도록 4억원에 달하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신세계건설은 재하도급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묵인한 채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더구나 신세계건설 측은 공사 지연 문제가 코일과 판넬을 공급하는 벽산과 SM건설의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사 지연 과정에서 신세계건설 측은 재하도급 업체인 SM건설 측에 ‘문제를 해결하라’고 몇 차례 독촉했다는 게 신 대표의 주장이다.


신 대표는 “해지통보를 받은 당일에도 저를 포함, 신세계건설, 벽산, SM건설 관계자가 다 모여 회의도 열었다”며 “녹취본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신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하도급사인 벽산은 해당 분야에 관해선 시공능력이 없어 SM건설에 일감을 넘겼는데 신세계건설과 SM건설은 친분이 있는 사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다단계 하도급을 거치는 과정에서 공사비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점이다. 광주 참사 원인은 하도급을 거치며 공사비가 최초 발주금액의 30% 선으로 쪼그라들어 무리하게 비용을 아끼려다 벌어진 일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건설공사는 발주사-원사업자-수급사업자로 이어지는 구조인데 수급사업자는 어쩔 수 없이 가장 약자의 입장에 처하게 된다”며 “그러다 보니 발주사나 원사업자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받거나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하도급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이런 부당행위들을 철저히 금지할 뿐만 아니라 재하도급 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재재하도급 업체들은 제대로 된 계약서조차 없이 구두계약으로 일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재하도급 행위가 적발될 경우 원사업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수급사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하지만 재하도급 업체는 가장 영세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장 강한 제재를 받는다.


이 때문에 영세업체들은 정당한 법적 호소도 못한 채 이중 삼중의 고통에 내몰리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불법 재재하도급 문제, 하도급 업체에 대한 업무지휘 문제, SM건설과의 친분관계 등 다각적인 질문을 했으나 선을 그었다.


그는 “당사는 벽산건설과 정상 계약했고 당사와 직접 계약관계 협력사에 정상적으로 모든 공사비를 정산했다”며 “협력사간 계약사항 외에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신유림 기자 sy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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