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참사 장례 무기한 연기…정몽규, 협의 나서나?

체크Focus / 김현경 / 2022-02-14 12:39:20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연합 제공▲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장례 절차를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확인돼 정몽규(사진) HDC그룹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HDC현대산업개발과 피해자 가족협의회 등에 따르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숨진 피해자 6명을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가 지난 12일 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됐다.


아직 피해자들의 장례가 치러지지 않아 영정 사진이나 위패를 모시지 못한 분향소다.


유가족들은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의 진정한 사과와 충분한 보상 약속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실제로 유가족 측은 합동분향소 설치를 계기로 HDC 현대산업개발의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안정호 피해 가족협의회 대표는 "현산은 광주에서만 2번의 사고를 일으킨 연쇄 살인기업"이라며 "이들은 구조 작업이 시작될 때와 같이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의 말뿐인 약속으로 희생자들은 구천을 떠돌고 있고, 저희 또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나약하게 굴복한다면 희생자들은 더욱 편하게 눈을 감으실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저희는 현산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충분한 피해보상 책임을 다하도록 할 것"이라며 "다른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표본이 되고 현산과 사회가 사람 목숨 앞에 가장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몽규 회장은 붕괴 사고 32일 째인 지난 12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장 인근에 합동분향소가 마련됐지만 아직까지 분향소를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1월 17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또다시 국민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참사 이후 두 번째이면서 이달 11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6일 만이다.


정 회장은 사고 7일 만인 이날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화정아이파크 전면 재시공, 구조 보증기간 확대 등 추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회장직은 유지하며 현대산업개발 경영에 관여해 왔는데 그 자리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는 총수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분양 계약자와 수주 현장 등에서 확산하고 있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하지만 여전히 '사고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피해자 가족협의회 측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진정한 사과도 이뤄지지 않았고, 충분한 보상 약속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정 회장의 앞선 사과를 두고선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조치라는 질타도 피해자 가족협의회로부터 계속 나온다.


이에 따라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정 회장은 우선 피해자들이 제대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안을 도출하기 위해 중지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피해자 측이 HDC현산과의 협의가 종결된 후, 장례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까닭에 사고 원인 규명·보상안 마련 등 후속조치가 마무리 된 직후, 정 회장은 합동분양소를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 13일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현장감식 등 현장 확인 절차를 마친 경찰(강력범죄수사대)은 당분간 책임자들의 과실 혐의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집중하기로 하는 등 수사당국은 원인과 책임자 규명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파악한 붕괴 요인인 하부층 동바리(지지대) 미설치와 공법 변경에 따른 역보(수벽) 무단설치 등이 현장 확인을 거친 이후에도 주요한 과실 요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관련자 소환 조사를 서두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경제 / 김현경 기자 envyh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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