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은 죽음의 화약고? '위험의 외주화' 해법 없나

체크Focus / 김현경 / 2022-02-14 10:31:28
최근 폭발사고로 7명 사망…하청업체 일용직 노동자 희생
노동계 "직접 고용으로 안전 관리 강화" 주장
사진=연합 제공<사진=연합 제공>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이 곳은 '죽음의 화약고'라고 불린다. 지난 5년간, 여기에선 50여 명의 노동자가 숨지거나 다쳤다.


그리고 최근 두 달간 또다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무려 7명이 사망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까닭에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희생자 7명 중 6명은 하청업체가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계과 지역 정치권이 위험한 작업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업계의 외주화 관행이 잇단 참사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1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9시 26분께 여수시 화치동 여수국가산단 내 여천NCC 3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4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들은 열교환기를 교체한 뒤 기밀시험을 하던 중 1t 무게의 덮개가 덮치면서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숨진 4명 가운데 1명은 여천 NCC 소속 직원이었으며 나머지 3명은 하청업체가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13일 여수시 주삼동 이일산업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석유 물질 저장고에 유증기 회수 장치를 설치하던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일산업 폭발사고로 희생된 3명도 하청업체가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였다. 특히 당시 사고로 숨진 하청업체 직원 중 2명은 사촌형제 간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잇따라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노동계와 정치권은 위험한 작업을 하청업체에 맡기는 이른바 '죽음의 외주화'가 잇따른 참사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석유화학 공장의 설비와 정비는 주로 하청업체인 전문 건설업체가 맡고 있고, 투입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반장을 통해 모집한 일용직인데 설령 이런게 '관례'라고 하더라도, 이 같은 고용 형태는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여수산단 내 여천NCC 사고의 경우, 하청업체가 수행한 열교환기 청소 후 시험 가동 중 폭발음과 함께 무게 1t가량인 금속 덮개가 떨어져 나갔다.


희생자들은 조립 후 가스 누출 여부 확인을 위해 내부 압력이 올라가던 열교환기 주변에서 작업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상자 4명도 하청업체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반복되는 죽음의 외주화 굴레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역시 촉구한다"고 밝혔고, 같은당 오현주 선대본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위험의 외주화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노후한 국가산단의 재정비를 위해 '국가산단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 법안을 준비 중인 김회재 의원(여수을)은 "조성된 지 50년이 넘은 국가산단의 안전과 환경, 고용 문제가 심각해 종합적으로 새롭게 개조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취지로 법안을 만들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해 법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2일 성명을 통해 "여수산단은 화약고라고 불릴 만큼 중대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했고, 같은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도대체 얼마나 더 죽어야 근본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라며 "이번 참사는 누적되어왔던 여수산단 전체의 문제로 그저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현경 기자 envyh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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