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보험료 인상 대립 예민…“시장 자율 맡기자” 주장도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연말에 들어서자마자 실손·자동차 보험료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손해보험업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업계가 손해율 문제를 들며 인상 불가피론을 제기한 반면 금융당국은 인상은 ‘절대 안된다’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
이렇듯 금융당국과 업계가 보험료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 하고 있는 동안 인상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가계부담으로 인해 ‘좌불안석’이다.
새해를 앞두고 국민생활과 밀접한 자동차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인상 조정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해가 바뀌기 전 연말 때마다 수술대에 오르는 두 보험 상품에 대한 인상폭 이슈는 비단 올해 만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대선을 앞둔 연말이라는 차이가 있어서 더욱 업계와 당국이 갈피를 못잡고 고민만 깊어져 가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관련 적자주범으로 꼽히는 비급여진료 통제 불능 문제나 자동차보험 관련해선 ‘한방진료’ 문제를 놓고 보험사와 의료계의 대립이 심화되는 와중에 정부까지 개입하면서 양상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보험 상품의 보험료 손해율 문제는 그간 매년 곪을 대로 곪은 환부에 가깝다는 자평까지 나온다.
현재 손보사들은 실손보험의 경우 올해 실손보험 손실액이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지속된 적자누적에 따른 손해율이 상당하므로 반드시 인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당국과 정부는 인상에 대한 저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손보업계가 집계한 지난 3분기 기준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838억원)대비 1858억원(10.4%) 상승했다. 올해 손보사에서만 2조9000억원에 이르는 실손보험 손실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손보업계에서는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지 않으면 손해보험사들이 실손보험상품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보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실손보험료는 15% 인상을 할 것이라는 내용도 미리 언급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당국이 연말이 다가올 쯤 까지만 해도 인하 의사를 보이기도 했지만,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착시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에 실제손해율은 상당하므로 인하 검토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적자누적에 대한 우려는 당국에서도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실손보험제도가 지속하려면 인상폭 조정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모색해야 하고, 대선 이벤트도 있어서 쉽게 인상폭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료를 낮추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있음에도 실제 손해율을 건당으로 따졌을 경우 한방 진료비로 인한 문제로 오히려 손해가 크다면서 곪을 대로 곪아버린 과잉진료의 근본적 해결이 절실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손해보험협회에서 공시한 주요 4개 손보사 중심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지난 11월 보험료 수입액 대비 보험금 지출액인 손해율은 85.5∼87.4%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한 달 만에 79.5%에서 86.5%로, 현대해상도 82.3%에서 87.4%로 각각 치솟았다. 이는 사업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은 80%선이다.
하루 평균 자동차 사고 건수의 경우 11월 2만1485건으로 10월 1만9906건보다 1579건이 늘었다. 10월 대비 11월 하루 50여 건 이상 사고가 더 발생한 셈이다.
이 같은 기록은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1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유는 차량 이동량이 늘어나며 사고가 늘어난 탓으로 분석됐다. 특히 정비업체의 정비 수가가 인상된 것도 한몫 거들었다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실손·자동차보험이 ‘국민보험’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민간보험사가 판매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료 조정에 금융당국 및 정부가 개입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금융보험학 교수는 “사실 보험료는 국가가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고. 가입자가 낸 보험료로 보험시장에서 돌아가는 구조인데 이것에 대해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부 입장에선 전체 국민 물가관리 차원에서 걱정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보험료 인상에 대한 방안은 보험사 자율적으로 경영전략으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보험사들이 경영전략으로 결정할 때 인상속도의 경우 보험사 이익만 보고 따질 것이 아니라 가입자들의 가계상황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인상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maya4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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