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여전히 진입장벽 매우 높다…시장 상황 개선돼야 가능”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도입될 것으로 예고됐던 날씨·도난·펫보험과 같은 소액생활보장이 가능한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보험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소액단기보험사 활성화에 적극 나서려 했지만 현재 보험업계 전반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올해 등장이 무산됐기 때문.
소액단기전문보험은 레저보험, 자전거보험, 펫보험, 도난보험 등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저렴한 보험료로 단기 보장하는 보험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금융위에 소액단기보험사 설립과 관련 사전수요조사에 신청서를 접수한 신한라이프·인카금융 등이 소액단기보험사 설립 ‘첫발’을 내딛었지만 현재 무산됐다.
당시 신한라이프와 인카금융을 비롯해 핀테크사 등 총 10개사가 금융당국이 진행한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허가 사전수요조사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금융위는 이후 8월 소액단기전문 보험사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사전 수요조사서를 제출한 10개의 회사를 대상으로 보험업 허가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예비인가를 신청한 곳도 없다. 통상적으로 종합보험사의 경우 예비인가 2개월, 본인가는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은 자본금 20억원에 해당하는 소규모 자본으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생명, 손해(책임·비용·날씨·도난·동물), 제3보험(질병, 상해)을 취급한다. 보험기간은 1년으로 보험금 상한액은 5000만원, 회사 수입보험료 연간 500억원으로 책정했다.
앞서 금융위는 보험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소액단기보험사의 자본금 설립 요건을 20억원으로 대폭 완화했다. 일반 종합보험사 300억원의 15분의 1이다.
이에 업계 안팎으로 디지털 보험사가 탄생한다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신한라이프의 소액단기보험사(미니보험사) 설립이 지난달 무산되면서 금융당국의 국내 소액단기보험사 육성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신한라이프는 손해보험 라이센스가 없는 만큼 소액단기보험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 왔다.
하지만 신한라이프는 내년 상반기 설립을 목표로 추진해왔던 미니보험사 설립 계획을 지난달 12일 돌연 취소했다. 이유는 신한금융지주가 인수를 결정한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과 사업영역이 겹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가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신한라이프의 미니보험사 설립이 자연스럽게 무산된 것이다. 현재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육성시키기 위해 디지털 스타트업 등 외부 업체들과 협업 계획을 갖고 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복합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액단기보험사 출연이 무산된 배경으로 금융위가 보험사가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지원 방안으로 소액단기보험사 설립 요건을 대폭 낮춘 것이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문가들 시각에 의하면 소액단기보험사가 자본금이 적은 상태에서 시작하다가 갑자기 예기치 못한 금융사고가 발생됐을 경우 보상책임 여부에 대해 곤란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즉,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본금이 적기 때문에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정된 보험업법에 따르면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요건인 자본금 규모가 20억원으로 하향됐다. 이는 기존 일반 종합보험사 필요자본금인 300억원의 1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소액단기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최대로 지급할 수 있는 보험금은 5000만원 이내다. 따라서 보험수익자가 최소한의 보험금은 수령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보험사가 망하게 될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액단기보험사는 화재, 해상, 보증 등 사고발생 시 피해규모가 막대한 종목은 취급할 수 없다.
또한 온라인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액단기보험이 전체 판매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지 않아 결국 보험회사의 수익성에는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판단이 보험사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으로도 분석했다.
여기에 디지털보험사의 등장과 다가오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도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에도 소액단기보험 설립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보험사 외 금융지주사 및 핀테크 사들의 미니보험 출연과 검토를 하고 있는 시기에 경쟁자들이 늘고 있는 셈”이라며 “그렇다보니 자체만의 미니보험 상품으로 차별화를 구성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임 보험연구원은 “이러한 시장경쟁 속 자본금이 2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에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신 회계기준에 맞춘 수입원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임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보험연구원 박희우 연구위원도 “온라인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는 증가세에 있지만 전체 판매채널에서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은 높지 않고 소액·단기보험 중심의 판매가 이루어져 온라인판매는 보험사 수익성에 큰 도움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기존 전속설계사 채널과의 충돌 문제, 종신보험과 같은 복잡한 상품의 온라인을 통한 설명 어려움 등으로 인해 한정적인 상품만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maya4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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