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도입 초읽기…증권사엔 호재?

체크Focus / 김자혜 / 2021-12-03 12:00:09
국회 환노위 '디폴트옵션' 포함된 근퇴법 개정안 의결
DC형 퇴직연금에 TDF·ETF등 운용방식 추가 예정
은행·보험 IRP서 수익률 높은 증권사 이전 '증가세'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이 정치권의 합의로 가시권에 들어왔다. 내년 상반기중 시행이 예상되는 이 제도는 확정 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퇴직연금의 운용방식을 추가해 근로자의 선택폭을 넓힌다.


제도가 도입되면 DC형 운용 수익률이 높았던 증권사로 가입자들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연내 본회의 처리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근퇴법 개정안에는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퇴직연금제도는 DB(Defined Benefit, 확정급여)형, DC형 두 가지로 나뉜다.


DB형은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를 미리 정하고 기업은 이를 지급하려는 급여 재원을 금융기관에 적립한다.


근로자는 퇴직할 때 일시금이나 연금 형태로 퇴직급여를 받는다. 기업이 부담할 금액은 운용 결과에 따라 달라지고 적립금 운용책임은 기업에 있다.


DC형은 사용자(기업)가 매년 근로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한다.


근로자가 적립금을 운용하고 퇴직할 때 기업이 부담한 금액, 운용 결과를 합한 금액을 일시금이나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DC형은 근로자의 운용실적에 따라 퇴직급여가 변동될 수 있다.


디폴트 옵션 도입은 DC형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근퇴법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상품에 처음 가입할 때 타깃데이트펀드(TDF), 혼합형 펀드, 원리금 보장상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 지정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DC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입자)가 직접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운용할 수 있으나 가입자들은 대부분 원리금보장상품을 선호했다. 실제로 지난해 DC형 적립금의 83.3%는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됐다.


이렇게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이 포함되면 자산운용사가 만들고 운용하는 TDF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TDF는 청년기, 중장년기, 은퇴기 등 기간별로 투자성향을 조정할 수 있다. 청년기에는 주식 등 적극적인 투자성향을 유지하다 은퇴 시기가 갈수록 안정형 저변동성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 포털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퇴직연금 3가지 종류 가운데 IRP 평균 수익률은 4.11%로 가장 높았고 DC 3.57%, DB 1.67%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3분기 DC형 퇴직연금 수익률 상위 10은 증권사가 채웠다. 10년 장기수익률 상위 10개 금융사에서도 증권사와 보험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지난 3분기 DC형 퇴직연금 수익률 상위 10은 증권사가 채웠다. 10년 장기수익률 상위 10개 금융사에서도 증권사와 보험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자료=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지난 3분기 DC형 퇴직연금 수익률 상위 10은 증권사가 채웠다. 3분기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신영증권(10.85%)이다. 이어 삼성증권(8.23%), 미래에셋증권(8.12%), 한국투자증권(7.69%), 신한금융투자(7.14%) 순을 보였다.


10년 장기수익률 상위 10개 금융사에서도 증권사와 보험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수익률은 신영증권과 유안타증권이 3.37%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투자(3.36%), 한국투자증권(3.3%), NH투자증권(3.29%), IBK연금보험(3.26%)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3분기, 10년 장기수익률 모두 상위 10개사 목록에는 은행이 없다.


저조한 수익률에도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잔고 255조원 가운데 130조원은 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다. 수익률 부문과 TDF, ETF 등 추가되는 운용방식에서 증권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고 있어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은행, 보험사 등 비 증권사에서 증권사로 최근 3년간 대거 이동했다. 2019년 증권사로 이전된 IRP 규모는 1563억원에서 2020년 4374억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토요경제 / 김자혜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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