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러 전쟁의 장기화, 미국의 빅스텝, 유동성 변화, 중국 정부의 강력 규제
비트코인 시세가 다시 4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실물화폐 시장의 기축통화인 달러와 같이 암호화폐 시장의 기축코인이다. 기축코인인 비트(BTC) 가격이 움직이면 나머지 알트코인 전체가 따라서 움직이는 게 통상적인 일이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에 말 한마디에 의해 급등락을 반복했던 도지코인 등 극히 이례적인 코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비트에 연동한다.
▲"위기엔 안전자산이 최고다." 암호화폐시장을 둘러싼 외생 변수가 대표적인 불안전 자산인 암호화폐 사장을 짓누르고 있다. |
올초 4만달러 벽이 허물어졌다가 다시 반등했던 비트가 심리적 지지선인 4만달러 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상하한가 없는 암호화폐 시장의 시세 변동성을 감안하면 언제 다시 4만달러를 넘어 5만달러를 향해 치달을 지 모르지만, 최근의 비트 시세의 위축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는 불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 보다도 훨씬 불안전 자산으로 평가 받는다. 금, 은과 같은 실물자산도 아니고 주식처럼 실체(발행사)가 있는 것도 아니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며, 비트코인 시장도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진 상태다.
문제는 외생 변수다. 이는 비단 암호화폐 뿐만 아니라 주식, 채권 등도 외생 변수 앞에선 가격이 급변한다. 암호화폐는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다. 외생 변수의 크기에 따라 시세 변동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시장의 향후 흐름을 가늠할 3가지 변수는 무엇일까.
우-러 전쟁의 장기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비롯된 세계 경제의 위축은 암호화폐 시장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군이 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자 비트코인 시세가 급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원전의 피격으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시장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러시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원전이 피격당하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증시 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전쟁 공포로 직격탄을 맞았다. 5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전날보다 8.17% 하락한 3만904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일 하락세로 전환된 뒤 사흘 연속으로 약세를 보이다 5일 새벽에 급락했다. 비트 가격이 3만9000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8일 이후 5일 만이다. 아발란체는 4.46%, 폴카닷은 6.92%, 에이다는 7.23%. 이더리움은 7.91% 등 알트코인 전반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업비트에서도 전날보다 6.51% 하락한 4843만원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우-러 전쟁의 전세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격화되면 투자심리가 위축돼 가격이 떨어질 것이고, 전쟁 종식의 기미가 보이면 급등할 개연성이 크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제공하는 ‘디지털자산 심리지수’는 4일 기준으로 35.89로 ‘공포’를 기록했다. 전날(48.87·중립)보다 하락한 것이다. 이 지수는 업비트 원화시장에 2021년 2월 이전 상장한 111개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지수다. 0으로 갈수록 ‘매우 공포’로 시장 위축을, 100으로 갈수록 ‘매우 탐욕’으로 시장 호황을 뜻한다.
미국의 빅스텝, 유동성 변화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력이 가장 큰 미 연준(FED)의 큰 폭의 금리인상, 이른바 빅스텝도 암호화폐 시장엔 적잖은 변수다. 미국의 대대적인 금리인상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자본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임으로써 글로벌 자본시장 전체에 도미노처럼 파장이 일 것이란 해석이다.
연준은 올해 3~4차례 금리인상을 통한 '양적긴축'을 선언해 미국 증시는 물론 세계 각국의 증시가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다. 연준은 특히 금리인상 폭 자체를 크게 해 가장 안전하다는 미국 국채금리가 폭등하는 등 그 여파가 대단하다. 국채금리가 널 뛰면서 금융시장이 전체가 요동치는 형국이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올초 1.5% 초반에서 이미 1.8%대를 넘어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빅스텝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암호화폐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으며,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더 큰 알트코인은 폭락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을 비롯해 테더, 솔라나, 카르다노, XRP, 테라, 도지코인 등 다른 주요 암호화폐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은 지난 몇 달 간 많은 상황에서 위험자산처럼 움직여 왔고 미국 빅스텝의 영향으로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 규제
암호화폐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또 하나의 빅이슈는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다. 이미 암호화폐와의 전쟁을 벌이듯 대대적인 제재조치를 단행, 이 시장의 최대 암초 역할을 했던 중국의 규제는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생산국이자 보유국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공장의 가동률에 따라 비트코인 시세 자체가 좌우될 정도였다.
그러나 중국이 탄소중립과 중국자본의 해외유출이란 명분을 내세워 채굴공장과 비트코인 거래소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에 나선 데 이어, 지속적으로 규제를 단행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전반의 시세 변동의 주된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 주식과 암호화폐의 동조화 현상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시세가 상승했지만 여전히 위험 자산 성격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엔 비트코인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ysc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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