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산 석유 수입 90% 금지 결정···“가장 가혹한 조치”

기업분석 / 김태관 / 2022-06-02 20:44:27
러시아에 가장 가혹한 조치 내릴 듯
▲ 유럽연합(EU)이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대부분을 수입 금지키로 하면서 러시아에 최대 위기가 닥쳤다.<사진=연합뉴스제공>

 

유럽연합(EU)이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대부분의 수입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러시아에 최대 위기가 닥쳤다.

EU 27개국 정상은 지난달 말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석유량의 90%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6차 러시아 제재안'에 합의했다. 아울러 OPEC 회원국들은 러시아를 산유량 합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원유 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세계 3대 산유국인 러시아는 비(比)OPEC 모임인 OPEC플러스(+) 회원국이지만, 2016년부터 OPEC과 산유량을 협의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산유량이 감소하면서 국제 원유가격이 폭등하자 산유국들이 물량을 맞추기 위해 이번 조치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를 제외하면 산유량을 늘리는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산유량은 올해 전체로는 약 17%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31일 "OPEC은 러시아의 산유량 감소분을 메울 방안을 아직 정식으로 추진하지 않았지만 중동 일부 산유국은 향후 몇 달 안에 원유 생산량을 늘릴 계획에 착수했다"며 "산유국들이 매일 43만2000배럴 증산에 합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과 EU는 국제유가 안정에 충분치 않다며 추가 증산을 요구하고 있다.

매체는 또 "EU의 이번 조치는 러시아엔 가장 가혹한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조치 때문에 러시아는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판매는 올해 1분기 러시아 연방 수입의 42%를 차지한다"면서 "EU는 원유 및 석유 제품에 대해 러시아에 매년 약 100억 달러(약 12조4100억원)를 지불하고 있는데 이번 금수 조치가 본격화하면 이런 러시아의 수입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제재는 즉각 러시아산 석유 수입의 75%에 영향을 미친다. 러시아 재정 원천을 끊어 전쟁을 끝내도록 최대 압력을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 유조선에 제공하던 보험을 중단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러시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유조선 보험 제공 금지조치"라며 "EU가 러시아 석유 운송을 방해하기 위해 러시아 유조선들에 대한 해상보험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조치는 EU가 러시아 석유 수입을 금지하면 해당 물량이 다른 지역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어 유조선 해상보험의 금지조치를 통해 아예 러시아를 국제 석유시장에서 배제하려는 계획이다. 해상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채 유조선에 비싼 석유 실을 업체는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해상보험 금지조치는 과거 이란 경제 제재 당시에도 효과를 발휘한 적이 있다. 당시 이란은 자국 석유를 운반하는 유조선의 보험 제공이 금지되면서 석유 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결국 이 때문에 이란은 미국이 주도하는 핵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조치로 인해 러시아가 입을 피해는 또 있다. 석유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이다. 매체는 "러시아의 대부분 석유 기반 시설은 빠른 감산에 적합하지 않다"고도 보도했다. 특히 매체는 "추운 시베리아 기후에서는 파이프라인에 석유가 없다면 라인 차제가 동파할 수 있다"며 "수확량이 적은 소비에트 시대 유전은 유지 보수 및 재가동에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석유 감산으로 시설들을 폐쇄하면 대부분 영구적으로 손상될 것"이라며 엄청난 피해를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를 점령하더라도 메꿀 수 없는 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 이번 러시아 전쟁의 뒷 배경 가운데 하나는 그동안 EU가 러시아산 가스에 너무 의존도가 높아던 EU도 한몫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원을 통해 EU를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거란 오판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자원을 통한 타국의 국익 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간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벌인 무역 보복이나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내세워 벌인 글로벌 사태도 궤를 같이한다. 총과 칼을 들지 않았을 뿐 엄연한 전쟁이었다.

 

김재훈 경제학 박사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상을 통해 미래의 문제 해법을 준비하는 것은 외교 정책을 마련하는 가장 큰 수단 가운데 하나다"며 "이번 사태를 거울 삼아 우리도 석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입 자원과 관련한 일대 점검에 나서야 편중된 수입선을 다변화  해야 한다"고 전했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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