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브랜드 점유율 69.8%…전기차 경쟁에 합작사 전반 고전
기아 중국법인 9월 판매 2만252대…내수와 수출 구분해야
현대차, 신차 20종·판매망 확대 추진…2030년 50만대 목표에 수출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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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승용차 시장 28% 위축…현대차·기아 판매 39% 감소 현지 브랜드 점유율 69.8%…전기차 경쟁에 합작사 전반 고전 기아 중국법인 9월 판매 2만252대…내수와 수출 구분해야 현대차, 신차 20종·판매망 확대 추진…2030년 50만대 목표에 수출 포함 |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내수판매가 9월 9000대까지 줄었지만 중국 사업 전체가 같은 속도로 위축된 것은 아니다. 중국 승용차 시장이 급격히 침체한 가운데 현지 전기차 경쟁이 심화됐고, 기아 중국법인은 수출을 병행하며 생산거점을 활용하고 있다. 향후 반등 여부는 현지 신차 경쟁력과 내수 판매망 확대, 중국 생산차의 수출 성과에 달렸다.
25일 하나증권이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 9월 중국 소매판매는 각각 약 4000대와 50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보다 현대차는 47%, 기아는 31% 감소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약 9000대로 39% 줄었다. 중국 승용차 소매시장 점유율은 0.6%에 그쳤다. 올해 1월 1만8000대였던 판매량은 6월 1만5000대, 8월 1만대, 9월 9000대로 감소했다.
다만 판매 부진을 현대차와 기아만의 경쟁력 문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에 따르면 9월 중국 전체 승용차 소매판매량은 161만800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0% 감소했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도 1333만4000대로 21.7%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1~9월 합산 판매량은 11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중국 전체 시장 감소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9월 한 달만 보면 양사의 감소 폭이 시장 전체보다 11%포인트 컸다.
중국 현지 합작 자동차업체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주요 합작 브랜드의 9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36%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감소율 39%와 차이는 3%포인트다.
로이터통신도 지난 12일 중국의 승용차 내수판매가 12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소비 부진 등이 자동차 수요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완성차업체들은 내수 감소를 수출로 보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자동차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중요하다.
9월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108만4000대로 전체 승용차 소매판매의 67%를 차지했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이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중국 현지 브랜드의 점유율은 69.8%까지 높아졌다. 비야디와 지리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이 전동화 기술과 차량용 소프트웨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는 사이 기존 해외 합작 브랜드는 판매 기반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전략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 일렉시오 역시 아직 뚜렷한 판매 회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10~12월 1216대가 판매됐지만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251대에 그쳤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중국 전략형 모델인 아이오닉 V는 9월 558대가 판매됐다.
다만 개별 모델의 판매 부진을 특정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차량 가격과 상품 구성, 판매망, 브랜드 인지도 등이 실제 구매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해외 경쟁사의 사례는 현지 기술 협력만으로 판매 회복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지난 20일 폭스바겐이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과 공동 개발한 전기 SUV 'ID. UNYX 08'의 판매 부진을 심층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모델은 지난 4~8월 월평균 267대 판매에 그쳤다. 당초 폭스바겐이 목표로 제시한 월 3622대에 크게 못 미쳤다. 현지 경쟁차종과의 상품성 격차, 제한적인 판매망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역시 중국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사례다. 다만 폭스바겐의 실적 부진 원인이 현대차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대차는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중국시장 재공략 전략을 발표했다.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자동차그룹과 공동 개발한 플랫폼에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의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술기업 모멘타의 운전자보조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2024년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합의한 80억위안 규모의 공동투자를 기반으로 향후 5년간 중국시장에 신차 20종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신규 전동화 SUV를 출시하고 이후 중·대형 차종까지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확대한다.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는 엔진을 주로 발전용으로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방식이다.
판매망도 넓힌다. 현대차 중국법인은 2030년까지 현지 판매거점 181곳을 추가 확보하고 온라인 주문과 오프라인 체험을 연계하는 판매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은 기존 차량을 단순히 추가 판매하는 방식보다 현지 소비자 수요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등 가능성을 판단할 때는 중국 내수판매와 현지 생산법인의 전체 실적을 구분할 필요도 있다.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에 따르면 기아의 현지 합작법인인 웨다기아는 지난 9월 판매량을 2만252대로 발표했다. 1~9월 누적 판매량은 18만2986대다.
같은 달 중국 내수 소매판매 약 5000대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집계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웨다기아는 중국 내수사업과 함께 현지 생산차의 해외 수출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웨다기아는 2018년 11월 수출을 시작한 이후 누적 완성차 수출 66만6400대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 대상은 호주와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92개 국가와 지역에 걸쳐 있다.
다만 현지법인의 전체 판매량과 중국 내수 소매판매량을 단순 차감해 해당 월의 수출대수를 산출할 수는 없다. 도매·소매 기준과 재고 이동 등 집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기아의 사례는 중국 현지 소비자 판매가 감소하더라도 생산법인은 수출시장을 통해 별도의 사업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대차도 중국을 내수시장뿐 아니라 해외 수출을 위한 생산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중국 생산차의 수출 가능 지역으로 유럽과 중동 등을 제시하면서도 현지시장 경쟁력 회복을 먼저 강조했다.
현대차가 제시한 2030년 연간 50만대 판매 목표 역시 중국 내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베이징현대의 중국 현지 판매와 해외 수출 확대를 포함한 목표다.
중국 내수 소매판매만을 기준으로 해당 목표의 달성 가능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앞으로 중국 판매 회복과 함께 현지 생산차의 수출물량, 판매가격, 공장 가동률을 별도로 살펴야 한다.
반등을 위한 기반은 마련되고 있지만 실제 성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새 전기차가 기존 모델보다 높은 판매량을 확보하는지, 판매망 확대가 실수요 증가로 이어지는지, 수출 확대가 생산시설의 수익성을 높이는지가 관건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에서 다시 성장하려면 현지 소비자가 선택할 경쟁력 있는 신차와 지속 가능한 생산·수출 구조를 함께 확보해야 한다. 당장의 판매 감소보다 앞으로의 신차 성과와 내수·수출의 균형이 중국 사업의 회복 여부를 판단할 핵심 기준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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