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경쟁 마침표… 공항면세점 ‘수익성 중심’ 재편 신호탄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권 입찰이 현대와 롯데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신라와 신세계의 불참으로 경쟁이 낮아진 가운데, 이번 입찰은 과거 외형 확대 경쟁보다는 내실 경영 전략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T1·T2) 내 주류·담배·향수·화장품 면세사업권(DF1·2) 입찰에서 가격 개찰을 마친 뒤, 사업제안서 평가 결과와 합산 점수를 토대로 사업권별 복수 사업자를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했다.
종합평가 결과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를 취급하는 ‘DF1·2-2025’ 특허심사에서 현대와 호텔롯데가 적격사업자로 선정됐으며, 현재 관세청은 사업자 적격성 심사를 진행 중이다. 최종 사업자는 대략 2월 말께 확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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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면세구역/사진=연합뉴스 |
이번 입찰이 신중하게 흘러가는 배경에는 국내 면세 산업 전반의 실적 부진이 있다. 국내 주요 면세점 4곳 가운데 롯데면세점을 제외한 3곳이 모두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업황이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호텔신라의 면세 부문 영업손실은 104억원에 달했고, 신세계면세점 사업을 맡는 신세계디에프도 56억원의 손실을 냈다. 현대면세점은 3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지만, 당기순손실은 약 13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이 유일하게 흑자를 냈으나, 희망퇴직과 마케팅 비용 축소 등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입찰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최저 수용 객당 임대료는 DF1 5031원, DF2 4994원 수준이다. 롯데면세점과 현대디에프는 각각 5345원, 5394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23년 입찰 당시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제시했던 9000원대와 비교하면 40% 이상 낮은 수준이다. 당시 고임대료 부담으로 적자를 이어가던 신라와 신세계는 최근 해당 사업권을 반납했다.
현대면세점 운영사인 현대백화점그룹 산하 현대디에프는 이번 입찰을 통해 외형 확대보다는 면세 사업의 본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점에서는 루이비통·샤넬·구찌에 이어 ‘로에베’를 신규 유치하는 등 명품 MD 경쟁력을 강화했고, 개별 관광객과 내국인 고객 중심의 마케팅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의 상징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해 입찰에 나섰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상력 확보 측면에서도 인천공항이 핵심 거점이라는 판단이다. 롯데면세점은 시장 전망과 여객 수 추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심사에 응했으며, 뷰티·주류·담배 부문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상 중이다.
최종 낙찰 대상자가 확정되면 이후 계약 절차가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DF-1 구역은 3월 중순 영업 개시가 예정돼 있으며, 신세계면세점이 사업권을 반납한 DF-2 구역은 4월 중순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다만 실제 영업 개시 시점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권 인수인계를 위해서는 관세청 허가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승인, 관련 서류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구체적인 신규 면세점 오픈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신세계면세점은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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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구역/사진=연합뉴스 |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을 계기로 공항면세점이 외형 경쟁의 무대에서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운영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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