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잃어버린 30년’ 터널 벗어나나...“일본에 배워야 할 점은”

토요프리즘 / 이승섭 / 2024-03-05 18:20:13
닛케이 평균지수 4만 엔 돌파...34년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작년 경제성장률 1.9%...2020년 –4.0% 이후 1~2%대 유지
소비자물가 상승률 3.1%...‘디플레이션 탈출’의 전환점 평가
기업 지배구조 개혁·수출 경쟁력 강화 등....한국도 참고할만

30년 간 장기 '디플레이션 늪'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가 다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넷케이225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견조한 오름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어제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0% 상승한 4만109로 사상 처음 4만 선을 넘어섰다. 5일에도 4만97로 장을 마감해 4만선에 안착했다.

일본의 경제성장률도 호조를 나타낸다. 일본의 작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속보치)은 1.9%였다. 25년 만에 한국(1,4%)을 추월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20,2021년 마이너스 0.2%를 기록하던 것에서 2022년 2.3%에 이어 작년 3,1%를 기록했다. 건전한 인플레이션 수준인 2%대 안팎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보면 일본 경제가 1990년대 ‘거품 경제’ 붕괴로 2000년대 이후 장기간 계속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평가를 들을 만하다. 일본 정부가 23년 만에 ‘디플레이션 탈출의 공식 선언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외형적 지표와는 달리 체감 실물 경기는 아직도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장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d일본 닛케이지수가 4,5일 연일 4만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본 경제가 30년 장기 침체의 늪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경제, 장기 ‘디플레이션 늪’에서 벗어나나

일본 닛케이지수가 지난 4일 4만109로 장을 마감하면서 사상 처음 4만 선을 돌파했다. 5일도 4만선을 넘어서며 강세를 보였다. 이에 앞서 닛케이지수는 지난달 22일에는 '거품경제'였던 1989년 12월 당시 장 중 사상 최고치(3만8957)를 무려 34년 만에 경신해 주목을 끌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겅기침체 속 물가 하락)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는 증시 호황에서 뿐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작년 3.1%를 기록해 1982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올 들어 지난 1월에도 2.0%를 나타냈다.

일본이 장기간 허덕였던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는 모습도 주목을 끈다. 2020년만 해도 마이너스 4.1%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이 2021년 2.6%로 급반등한 데 이어 2022년 1.0%로 다소 하락했다가 작년 1.9%로 다시 상승했다. 장기간 터널에 갇혀있던 마이너스 성장 구조에서 탈피하는 모양새다.

일본 경제가 이처럼 장기 침체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데는 엔화 약세 장기화에다 수출 경쟁력 강화, 기업구조 혁신, 중국 시장 의존도 탈피 등의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저출산·고령화에 갇힌 한국, 구조 개혁도 부진

증시만 해도 미국과 일본 지수가 초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한국 증시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는 지난 주말 S&P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본 니케이지수와 궤를 같이 했다.

 

우리 정부도 증시 저평가 문제 해소를 위해 최근 기업 밸류업(가치 상승)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시장 반응은 미미한 상황이다. 5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2,640대로 후퇴했고, 코스닥도 약세였다. 

 

작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한국은행과 정부 전망치대로 1.4%를 달성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22년과 견주면 절반 수준에 머문다. 일본에 비해서도 0,5%포인트 낮다. 경제성장률이 일본에 역전되기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5년 만이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일본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그나마 위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월 세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은 2.3%, 일본은 0.9%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한숨돌릴 상황도 아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가 자칫 저성장 우려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 동력 약화 속에 고물가 우려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가 부진하다. 노동생산성 마저 떨어지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이에 더해 연금·노동·교육 개혁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다.

서둘러 산업 체질 개선과 기업 경쟁력 강화, 초격차 유지를 위한 첨단기술 개발, 과감한 구조 개혁 등에 민관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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