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호황 흐름 못타는 오뚜기 ‘진라면’…“내수 중심에 갇힌 구조적 한계”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5-11-27 09:00:59
오뚜기, 해외 비중 10% … 삼양 80%·농심 40% 격차 더 벌어져
진라면 브랜드 파워 타사에 비해… 인지도·파급력에서 차이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국내 라면 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유독 ‘오뚜기’만 글로벌 성장 흐름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K라면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삼양식품과 농심의 해외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오뚜기는 해외 비중이 10% 박스권에 갇혀 글로벌 경쟁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나온다.

 

▲ 마트에 진열된 오뚜기 진라면/사진=연합뉴스

◆ 해외 비중 10%에 묶인 성장…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 12.9% 감소

27일 라면 3사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뚜기의 3분기 매출은 9555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해외 매출도 2961억원으로 14.3%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53억원으로 12.9% 감소했고 분기순이익은 320억원으로 31.8% 줄었다. 환율 변동 등 일회성 요인과 원가 부담이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액은 510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309억원이다. 농심의 해외 매출액은 2661억원, 영업이익은 44.6% 증가한 544억원을 기록했다. 

 

각 사의 매출 중 해외 비중은 삼양식품 80%, 농심 40%, 오뚜기 10%로 집계됐다.


업계는 오뚜기의 낮은 해외 비중이 매출 규모 대비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경쟁이 심화된 내수 중심 구조가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 (주)오뚜기 대풍공장 전경/사진=오뚜기

◆ 오뚜기, 글로벌 간판 브랜드는 ‘아직’… 진라면 인지도·파급력에서 차이

 

오뚜기는 라면 전문회사가 아니라 카레·소스·즉석식품·냉장·냉동 제품이 고르게 분포한 종합식품회사다. 라면 매출 비중은 30% 수준으로 삼양·농심 대비 낮다. K라면 열풍의 중심은 단일 브랜드의 강력한 글로벌 파워인데, 오뚜기는 사업 구조상 라면에 집중하기 어려운 체제다. 


삼양이 불닭볶음면으로, 농심이 신라면으로 해외 시장을 장악하는 동안 오뚜기는 라면 집중력이 분산되며 글로벌 확장 속도가 더딘 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으로 세계적 인기를 확보했고 농심은 신라면을 중심으로 미국·유럽 유통망을 넓히며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굳혔다.

반면 오뚜기의 간판인 진라면은 국내에서는 강하지만 해외에서는 화제성·인지도·스토리의 힘이 경쟁사 대비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콘텐츠·커머스와 결합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도 경쟁사보다 늦게 시작해 시장 초반 파급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라면 시장은 단순한 맛 경쟁이 아니라 캐릭터·콘텐츠·밈 확산이 결합된 브랜드 게임”이라며 “진라면은 아직 글로벌 무대에서 독자적 존재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뚜기의 강점인 케첩·마요네즈·카레 등은 해외 시장에서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영역이다. K소스 열풍의 중심도 고추장·양념류에 집중돼 있어, 오뚜기가 강한 제품군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된다. 라면 외 제품군이 해외 매출 확대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는 점은 오뚜기가 라면 이외의 품목으로 글로벌 승부를 보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

 

▲ 마트에 진열된 오뚜기 카레 제품들/사진=연합뉴스

◆ 후발주자의 시간적 격차와 내수 중심 구조의 한계

오뚜기는 2022년 말 LG전자 김용호 부사장을 글로벌영업본부장으로 영입하며 뒤늦게 해외 전략을 본격화했다. 조직과 전략이 재편된 지 약 3년 차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로서 성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회사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삼양·농심이 이미 수십 년간 구축한 글로벌 공급망과 유통 기반이 탄탄한 만큼, 오뚜기는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동시에 노출된다.

오뚜기가 내수가 90%인 내수 중심 식품회사인 점은 장점이나 국내 시장은 소비 둔화·가격 상승 제한 등으로 성장성이 약화되고 있다. 결국 식품기업의 성패는 해외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양·농심이 해외에서 실적을 끌어올리며 K라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 데 비해, 오뚜기는 사업 구조·브랜드 파워·포트폴리오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성장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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