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 '진척'…도입은 '산 넘어 산'

산업 / 김자혜 / 2023-06-16 17:44:11
정무위 15일 관련 법개정안 의결 … 보험업계 '환영'
의료계, 반발 거세 … 심평원, 견제기구 등 갈길 멀어
▲ 사진=연합뉴스 제공

 

보험 가입자가 일일이 병원에서 종이 서류로 떼지 않아도 간편하게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법이 14년 만에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료계가 해당 법안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고 관련 세부 사항도 논의할 점이 많아 실제 도입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5일 전체 회의를 열고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이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이 포함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정무위는 이 법안을 의결하면서 보험사에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공공성 보안성 전문성을 갖춘 전송대행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청구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확보된 개인정보나 자료를 업무 외 용도로 사용하거나 보관을 금지하고 비밀누설 금지의무를 부과하는 등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개인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3574만명에 달한다. 실손보험금 청구 건은 연간 1억건 이상으로 실손보험 간소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청구 건수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보험 가입자의 보험금 간편 청구 외에도 보험사의 청구 지면 서류 관련 업무 축소 등 보험사가 반길만한 요소도 있다.

다만 오랜 기간 관련법 개정이 정체된 요인이 의료계의 반대라는 관점에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병의원이나 요양기관 등에서 보관하는 자료를 보험사로 전송하는 기관을 어디로 정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현재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손보험 지급 심사역할을 맡아왔는데 자료전송기관 역할까지 도맡는 것에 대해 의료계는 반대를 표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계의 반대에도 심평원을 자료전송 기관으로 지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새로운 자료전송기관을 설립하면 개발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의료계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이 비급여를 통제하는 수단이 되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적정성을 심사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거부 사유로 쓸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의료계의 주장으로 미루어 볼 때 보험사를 견제하는 장치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며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보험 가입자의 실제 시스템 사용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무위의 의결 당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의약 업계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정무위 전체 회의 통과 시 의료데이터 전송 거부 운동과 보이콧, 위헌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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