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300억달러 흑자 달성 '파란불'...10월에만 68억달러 흑자

체크Focus / 조봉환 기자 / 2023-12-08 17:27:04
한은 국제수지잠정통계, 10월 경상흑자 .2년만에 최대폭 증가
14개월만에 수출플러스 전환 덕…상품수지 7개월째 흑자 행진
10월까지 누적 흑자 233억달러…수출호조에 향후 전망 낙관적

수출이 살아나니 경상수지도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지난 10월 수출이 14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 국제수지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불어넣으며 경상수지가 2년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의 경제 구조상 수출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란 사실이 다시한번 입증된 것이다. 수출 회복세가 뚜렷한 가운데 수입은 감소세를 지속하며 경상수지 연속 흑자 기록이 6개월을 넘겼다.


이에 따라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233억달러까지 불어나 당초 한은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300억 달러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수출에 이어 경상수지의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정부와 한은이 줄곧 강조해온 우리 경제의 상저하고(上低夏高), 즉 상반기의 부진을 씻고 하반기에 살아난다는 예상이 어느정도 맞아떨어지는 모양새다.

▲수출이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플러스로 돌아선 덕분에 경상수지가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경상흑자가 3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국내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사진=연합뉴스제공>

 

◇ 수출 호조, 수입감소 지속 탓 상품수지 53억달러 흑자

수출이 1년 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반면 수입은 소폭 줄어들면서 10월 경상수지가 또 다시 대규모 흑자를 냈다. 지난 5월 이후 흑자로 돌아선 이후 연속 흑자기록을 6개월로 늘렸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68억달러(약 8조9624억원) 흑자로 전월(54.2억달러) 대비 2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19억3천만달러 흑자를 내며 플러스로 돌아선 뒤 6월(58억7천만달러), 7월(37억4천만달러), 8월(49억8천만달러), 9월(54억2천만달러)에 이어은 반년 째 흑자행진이다. 흑자규모도 2021년 10월(79억달러) 이후 2년 만에 가장 컸다.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억7천만달러로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73억8천만달러)의 약 85% 수준까지 격차를 좁힌 것이다.


10월 경상수지를 주요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의 호전이 눈에띈다. 수출플러스와 수입감소로 10월 상품수지는 53억5천만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상품수지는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10월 수출 57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다.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뒤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승용차(+21.0%), 석유제품(+17.7%)의 증가 폭이 컸으며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감소폭이 4.8%까지 둔화된 덕분이다.


최대 수출국 중국의 전년 대비 감소폭이 한자릿수(9.6%)로 줄어든 것도 적지않이 영향을 미쳤다.

▲경상수지 추이. <자료=한국은행제공>

 

◇ 서비스수지 악화 지속...여행수지 누적적자만 100억달러


이에 반해 수입은 516억5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줄었다. 원자재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13.4% 감소했다. 특히 가스(-54.3%), 석탄(-26.0%), 화공품(-12.5%) 등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5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9월(-31억9천만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축소되며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늘어나는데, 일조했다.


적자폭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서비스수지는 적자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올해 10월까지 누적 적자규모(204억6천만달러)가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기간(-31억9천만달러)과 비교하면 7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서비스 수지 중에서도 여행수지의 부진이 심각하다. 올들어 '슈퍼 엔저'의 영향으로 일본 여행객이 급증한 탓에 10월까지 여행수지 누적 적자는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의 절반이 여행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반기 이후 적자폭이 눈에띄게 줄고 있지만, 10월에도 6억4천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2021년, 2022년 연간 약 70억달러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올들어 여행수지 적자가 50% 이상 불어난 셈이다. 정부가 관광산업 진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여행수지의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은 측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즉 유커의 방한 규제가 풀렸지만 중국 관광객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빈 자리를 동남아, 일본 등 여타 국가에서 메우고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인 상황이다.

 

▲엔저 등의 영향으로 해외 여행이 급증하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급증, 10월까지 누적기준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수출 호조에 올해 연간 경상흑자 지난해보다 늘듯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받은 급료, 임금, 투자소득과 외국인에게 지급한 것의 차액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27억7천만달러 흑자를 내며 전월(15억7천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 수지의 경우 한 달 사이 흑자액이 11억1천만달러에서 18억7천만달러로 늘었다. 이는 국내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83억7천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6억9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20억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8억3천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 등 영향으로 15억8천만달러 감소했다.


경상수지는 11월 이후에도 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수출이 완전히 회복세를 나타내며 두 자릿수의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수입감소세가 이어져 상품수지의 대규모 흑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한은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300억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절적으로 연말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 서비스 수지 악화가 우려되지만, 탄력받은 수출이 제역할을 한다면, 작년 연간 흑자규모(298억달러)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현재로선 상품 수출 개선세 등 영향으로 전망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연말로 가면 에너지 수입량이 늘고 해외 여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부분은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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