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도로·공항·댐 등 520억달러...1차 공기업 위주로 사업 수행
국토부 "정전협정 전 서둘러 착수할 상황"...'우크라 특수' 기대감
|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이끄는 원팀코리아와 우크라이나 정부관계자들이 양국 정부가 협력 추진할 6대 선도프로젝트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제공> |
대한민국의 우크라이나 재건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사업의 '원팀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재건사업과 관련, 실무 협상을 갖고 조속한 사업 시행에 의견을 같이했다.
한-우크라 양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우크라 재건의 근간이 되는 철도, 도로, 공항, 댐 등 SOC분야를 중심으로 6대 선도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 재건에 대한 양국간 협력의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 4개월만에 한국주도의 국가재건프로젝트가 가동을 시작한 것이다.
당초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아직 러시아와의 전쟁이 진행중인 관계로 정전 협정 이후에나 추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우크라측은 요청에 따라 곧바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한 우크라이나 재건에는 적어도 5천억달러, 많게는 1조달러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중 한-우크라 양국의 제안과 협의에 따라 1차 집계한 한국의 몫이 520억달러에 달한다.
대한민국이 우크라 재건에 선도적으로 참여하며, 무려 66조에 이르는 초대형 해외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제친 셈이다.
| ▲한-우크라 관계자들이 우크라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부제공> |
◇ 재건사업 관련 5천여 DB서 1차 선도사업 6개 추려내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희룡장관을 단장으로하는 민·관 합동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대표단'(원팀코리아)가 지난 13~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방문, '한-우크라 재건협력포럼'을 개최하고, 중점 추진할 6대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6대 선도 프로젝트는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 ▲우만 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부차 시 하수처리시설 ▲카호우카 댐 재건지원 ▲주요 철도노선 고속화(키이우~폴란드 등) 등 SOC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국토부측은 우크라 정부는 지난 5월 원희룡 장관의 폴란드 방문을 계기로 향후 추진을 원하는 재건사업 관련 5천여개의 DB를 우리 정부와 공유, 이 중 한국 정부가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선도사업 6개를 가려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이 사실 그동안 여러 해외 SOC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 우크라 정부 측도 이미 한국의 이같은 대형 SOC프로젝트수행 능력과 한국 특유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양국은 우크라 재건 사업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당장 착수해야 할 시급한 상황이라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번 원팀코리아에 LH, 수자원공사, 코레일, 한국공항공사, KIND,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공기업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HD현대건설기계, 현대로템, 네이버, 유신,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KT, CJ대한통운, 포스코 인터내셔널 등 민간기업을 대거 포함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쟁이 이어지는 와중에 주민들이 시급하게 필요한 인프라 복구부터 빠르게 지원할 계획"이라며 "우크라의 재건은 전쟁이 끝난 뒤 해야 하는 미래사업이 아니라 지금 당장 필요한 즉시사업"이라고 강조했다.
|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우크라이나측의 포럼에서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국토부제공> |
◇ 보리스공항 현대화 등 핵심 인프라개선 위주로 추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우리나라 수도권과 유사한 키이우 지역에 스마트 교통 마스터플랜 수립에 즉각 착수했다. 전쟁으로 파괴된 교통시설을 스마트·저탄소 기반으로 복구하기 위한 광역 교통망 및 사업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다.
KIND는 또 교통망으로 이어지는 지역에 대한 복합개발 방안 수립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우크라 수도 키이우(市)와 주변 키이우주(州)를 망라하는 교통사업을 발굴, 국내 기업의 참여를 추진할 예정이다.
우크라 중부 우만시에 대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수립은 KIND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공동 참여한다. 재난·재해 대응, 친환경에너지, 모빌리티 등 도시기반시설 솔루션 등을 제시하게 된다.
한국공항공사는 우크라 최대 국제공항인 보리스필 공항의 현대화에 나선다. 보리스필 공항은 전후 우크라 항공 수요의 약 80%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만큼 시스템 현대화, 안전 관련 시설 정비, 활주로 정비·확장 등 운영부터 인프라 정비를 아우르는 종합계획 마련할 방침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6월 파괴된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 복구를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카호우카 댐 파괴 이후 하류가 침수되고 물 공급에 차질을 빚는 등 대규모 피해가 발생, 젤렌스키 정부는 댐 복구를 서두르고 있다.
재건협력단은 데니스 쉬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는 헤르손에 우크라 국민을 위한 식수를 올해 안에 공급하는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주요 철도 노선 개선과 고속화 지원에는 국가철도공단이 나선다. 우크라 측이 제안한 키이우∼폴란드 국경 등 주요 노선의 사업계획 수립이 우선 지원 분야다.
| ▲원희룡 장관이 우크라재건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부제공> |
◇ 민간기업 움직임 빨라져...국토부 "현지 네트워크 강화"
국토부는 이번에 선정한 6대 선도 프로젝트 추진의 첫 단계인 사업계획 수립에 빠르게 착수,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타당성 조사까지 마친다는 목표다. 정부는 이날 우크라 재건 협력의 핵심 국가인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우크라 재건협력센터'를 열었다.
이는 지난 7월 바르샤바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우크라 재건협력 기업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요청한 현지 정보 수집과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운영은 KIND가 맡는다.
이처럼 우크라 재건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면서 민간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1차 SOC프로젝트가 공기업 위주로 추진되지만, 결국 민간부문으로 사업이 확대될 것이 뻔해 막대한 '우크라 특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KT는 우크라 재건 지원을 위해 재난 안전 통신망(PS-LTE), 국방 전용망(M-BcN), 양자암호 보안 기술 등을 지원해 우크라이나 인프라 개선을 적극 돕는다는 목표다. 효율적 에너지 운영을 위한 AMI 솔루션도 제안했다. KT는 지난 2018년 세계최초로 대한민국 국가 재난망을 구축, 적용한 바 있다.
종합상사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현대코퍼레이션 등은 현지 지사를 중심으로 사업기회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포스코는 우크라 재건에 필요한 철강, 에너지, 건설, IT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현지 진출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코퍼레이션은 대표단으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현지 지사 직원들이 간담회에 참석, 현대건설, HD현대건설기계, 현대로템 등 범(凡)현대가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앞서 2010년 현대로템과 함께 고속전동차 90량을 수주하고 이듬해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사를 설립하는 등 현지서 활발히 영업활동을 펼쳐왔다.
국토부측은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이뤄낸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의 경험을 살려 우크라이나 재건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발주처인 우크라 정부기관들과 협력 파트너인 우크라 기업들에 대한 네트워크를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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