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출생아 수가 1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면서 신생아·영유아 관련 소비가 되살아나자, 유통업계가 이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6일 국가 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월별 출생아 수는 2024년 7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2025년 10월 누계 기준 출생아 수는 완만하지만 뚜렷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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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고객이 유모차 상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현대백화점 |
2024년 출생아 수는 23만8317명으로 2015년 이후 9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고, 지난해에도 11월까지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6.2% 늘며 18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회 전반에 저출생 기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출생아 수가 조금씩 반등하면서 실제 출산 가구를 중심으로 소비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식품·호텔업계는 유아동 소비를 겨냥한 기획전과 전용 상품, 맞춤형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베이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녀 수는 줄었지만 한 명의 아이에게 더 좋은 상품과 경험을 제공하려는 ‘집중 투자형 소비’가 확산되며, 베이비 시장이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 백화점업계, 신생아·영유아 소비 공략 본격화
백화점 업계는 출생아 수 반등 흐름에 맞춰 신생아·영유아 소비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전국 13개 점포에서 ‘베이비 웰컴 위크’를 열고 프리미엄 유모차와 신생아 의류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점에서는 SNS에서 화제가 된 필수 육아 아이템 팝업스토어도 함께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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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百, 강남점 유아동 매장 전경/사진=신세계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내부 집계 기준 신생아 용품 카테고리는 2025년 한 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유아동장르를 대상으로 진행한 ‘베이비 웰컴 위크’ 기간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44.8%나 신장했다. ‘부가부’와 ‘에그’ 등 프리미엄 유모차와 ‘스토케’ 유아 체어, ‘싸이벡스’ 카시트 등이 매출 신장을 견인했으며, 일부 모델은 대기 수요가 발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월별 출생아 수가 연속 증가 흐름을 보이면서 신생아 관련 수요가 백화점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신생아·영유아 소비 확대에 맞춰 ‘베이비 디올’ 등 프리미엄 영유아 브랜드를 강화하고, 수유·이유식·유모차 보관이 가능한 ‘리틀라운지’와 전용 라운지를 운영하며 영유아 동반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선현우 패션담당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출생아 수와 함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신생아 카테고리의 훈풍을 잇고, 임신과 출산을 축하하는 의미를 더해 ‘베이비 웰컴 위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유아동 카테고리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출생아 수 증가세와 맞물려 2025년 기준 현대백화점의 유아동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프리미엄 유모차·카시트 등 육아용품과 SNS 기반 인기 키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초에도 유아동 신년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관련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동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며 “프리미엄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트렌드에 민감한 팬덤형 키즈 브랜드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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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고객이 유모차 상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사진=현대백화점 |
롯데백화점도 부산본점에서 ‘골드 키즈’ 수요를 겨냥한 대규모 육아 박람회 ‘베이비&키즈페어’를 오는 8일까지 열고, 영유아 및 키즈 고객을 겨냥한 상품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 호텔·식품업계로 확산되는 베이비 전략
호텔업계의 움직임도 뚜렷하다. 최근 국내 출산율이 완만한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영유아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의 여행과 호캉스 수요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호텔업계에서는 서울신라호텔이 가장 먼저 영유아·임산부 고객을 겨냥한 상품을 구체화하고 있다. 태교 여행 전용 업그레이드 패키지와 생후 1개월부터 36개월 영유아 동반 고객을 위한 베이비 패키지를 잇달아 선보이며 대응에 나섰다. 이동 부담을 줄이고 호텔 내에서 식사·휴식·편의 서비스를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해 ‘베이비 호캉스’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연령대를 점차 확장해 롯데호텔은 지난달 제주 호텔에서 키즈 프로그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족형 패키지를 출시했고, 이랜드파크의 해외 리조트 법인 마이크로네시아 리조트(MRI)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 사이판 역시 겨울방학 시즌을 겨냥한 가족형 상품을 선보이며 가족 고객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식품업계 역시 베이비 시장을 중장기 성장 영역으로 보고 대응 전략을 다듬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자사몰 남양몰에서 유아식 브랜드 ‘아이꼬야’를 중심으로 간편 구매 수요를 겨냥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아기간식과 이유식 등 주요 제품을 최대 57% 할인 판매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출생아 수 반등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저출생이라는 구조적 흐름이 단기간에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며 “소비 구조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기능성·세분화된 제품군 중심의 성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골드키즈’ 트렌드와 맞벌이 가구 증가로 간편성과 품질, 영양을 중시하는 영유아식 수요는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업계는 출생아 수가 단기간에 급증하지 않더라도 베이비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소비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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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라호텔맘 앤 베이비 블리스(Mom & Baby Bliss) 패키지/사진=서울신라호텔 |
업계 관계자는 “저출생 시대에도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소비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며 “베이비 시장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를 축적할 수 있는 장기 투자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생아 수 반등이라는 변화가 유통업계 전반의 전략 재편으로 이어지며, 영유아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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