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의 경영권 싸움…‘형제의 반격’으로 분쟁 일단락

산업 / 이슬기 / 2024-03-28 17:08:34
▲ 임종윤·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 그룹 간 합병과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한미그룹과 OCI홀딩스의 통합이 결국 무산됐다. 지분대결이 벌어졌던 이번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임종윤·종훈 ‘형제’의 손을 들어주면서 ‘모녀’ 대 ‘형제’ 간의 경영권 다툼에서 ‘형제의 반격’이 성공한 재계의 사례로 남게 됐다.

28일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본점 소재지인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의 핵심이었던 이사회 후보 선임에서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과 이우현 OCI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반면 임종윤·종훈 전 사장 형제를 포함한 이사 후보 5인은 모두 이사회 선임에 성공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송 회장이 사내이사로 신유철, 김용덕, 곽태선 사외이사 등 4인으로 구성돼 있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상 이사회 정원은 최대 10명이다. 임 부회장 측은 본인을 포함한 6인의 인사로, 임종윤·종훈 형제 측도 본인을 포함한 5인의 이사진으로 과반수 진입을 노려 지주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지분싸움으로 번진 이번 경영권 다툼은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의 지지를 받는 형제 측과 국민연금공단(7.66%)이 손을 들어준 모녀 측의 대결양상을 보였었다.

애초 양측이 확보했던 지분은 모녀 측 43.00%, 형제 측 40.57%로 약 2%포인트의 초박빙 상태여서 16.77%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의결권으로 희비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이에 양측은 주총 마지막 날까지 소액주주를 향한 호소를 던졌다.

앞서 지난 1월 12일 한미그룹과 OCI홀딩스는 통합결정 직후부터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과 비방전이 시작됐다.

한미그룹과 OCI는 지분 교환, 2400억원의 유산신주 발행 등으로 임주현 부회장에게 한미그룹의 경영 승계가 그려지는 통합을 결정했다.

당시 송 회장은 상속세 납부와 주담대 청산을 이유로 한미그룹의 존폐가 갈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총 5300억원 규모의 상속세 중 미납된 상속세는 220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송 회장은 OCI그룹과의 통합으로 남편인 고 임성기 창업주의 한미그룹을 100년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임종휸, 종훈 형제 측은 송 회장의 결정에 반기를 들며 통합 반대에 나섰다.

이어 임종윤·종훈 형제는 민사소송을 통해 2400억원 규모 제3배정 유상증자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냈다. 형제 측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측이 경영상 목적이 아닌 개인의 사익 추구가 목적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신주발행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OCI홀딩스는 27.03% 지분을 가진 단일 최대 주주로 올라서 통합이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법원은 주총 이틀 전인 26일 법원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송 회장의 경영권 또는 지배권 강화 목적이 의심되기는 하다”면서도 “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투자 회사 물색 등 장기간에 걸쳐 (통합을) 검토한 과정을 볼 때 이사회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형제 측은 주총에 앞서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미약품그룹의 비전을 설명했다.

임종윤 사장은 “경영에 복귀한다면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한미약품그룹을 순이익 1조원을 내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CDO) 사업에 진출해 100개의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생산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이어 “순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며 “소액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추후 이를 이루지 못하면 물러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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