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스테이블코인 경쟁 본격화…디지털 지급결제 판 바뀌나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4-06 17:20:41
KB는 ‘규범’·하나는 ‘연합’·신한은 ‘실증’…은행별 대응 전략 분화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한 대응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글로벌 발행사와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은 물론, 은행 간 컨소시엄 구성과 기술 검증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이하 KB금융) 경영진은 오는 13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Circle(서클)의 제레미 얼레어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와 회동한다. 

 

▲ 국내 주요 은행들이 글로벌 협업과 컨소시엄, 실증 사업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이미지=챗GPT

양측은 실질적인 협업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KB금융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관리 플랫폼 ‘서클 민트’를 활용해 기술 검증을 마치는 등 관련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왔다.

KB금융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기술적 결과물이 아닌 ‘신뢰와 규범’의 영역으로 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단순 기술 구현보다 규제 대응과 책임 구조 설계가 핵심”이라며 “특히 국경 간 송금 시 AML(자금세탁방지)과 CFT(테러자금조달금지)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짚었다.

실제 한국은행 CBDC ‘한강’ 1차 프로젝트 수행 당시 외부 시스템통합 없이 자체 개발로 실증 테스트를 완수하며 운영 노하우를 내재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송금·결제 등 전반적인 구조에 대한 기술 검증을 완료했으며 향후 국제 송금이 표준화될 경우 정산 시간 단축과 추적성 개선 등의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국경 간 송금은 이해관계자가 많아 마찰이 크지만, 표준화가 이뤄질 경우 정산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며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 책임 소재, 보안, 분쟁 처리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코인 자체보다 더 큰 변화는 프로그래머블 머니와 정산 자동화에서 나타날 것”이라며 “정책 지원금 등을 스마트컨트랙트 기반으로 집행할 경우 효율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지주(이하 하나금융)는 ‘연합 전략’을 통해 실행력을 높이는 모양새다. 같은 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BNK·iM금융·SC제일은행·OK저축은행 등과 손잡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대응 컨소시엄을 꾸려 공동 대응에 나섰다. 개별 대응보다는 파트너십 기반 생태계 확장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법제화 속도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발행과 유통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파트너사와의 협업은 필수적”이라며 “글로벌, 지역화폐, 외국인, 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고려한 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컨소시엄 방식과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제도 설계에 따라 은행 중심 또는 기술기업 중심 등 다양한 인가 방식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 측은 “각 은행이 보유한 인프라를 고려할 때 환전, 해외송금, 지역화폐 등 기존 사업과 연계 가능한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글로벌 발행사와 시장 선도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실증 사업인 ‘프로젝트 한강’ 2단계에 참여하며 실무적인 기술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예금토큰 등 새로운 디지털 지급수단이 실제 결제 환경에서 소비자 편의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며 “고객 편의성과 금융 시스템 연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과 제도 변화에 맞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은행권이 기술 검증, 컨소시엄 구축, 실증 참여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결국 환매 구조와 준비자산의 안정성, 규제 체계 등 신뢰 기반을 누가 먼저 표준화하느냐가 향후 경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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