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힘 실어준 윤종규…“부회장직 유지, 차기 경영진 몫”

산업1 / 김자혜 / 2023-09-25 17:00:30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9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부회장직에 대해선 차기 경영진의 몫이라는 입장을 냈다. <사진=김자혜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주 부회장직 유지 필요성에 대해 “때에 따라 운영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양종희 내정자가 이사회와 함께 검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도입한 부회장직의 당위성을 언급하면서도 존립 여부에 대해서는 차기 경영진의 몫으로 남겨두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윤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지주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부회장직이 시스템이 잘 정립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판짜기’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KB금융지주 내 부회장직은 윤 회장이 지난 2020년 ‘포스트 윤종규’를 만들기 위해 부활시킨 제도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이 KB의 경영승계 구도를 정착하기 10여년 만에 부회장직을 부활시켰다는 의견과 3연임을 앞둔 윤 회장이 KB 내 경영진의 인사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옥상옥’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교차했다.

이날 행사는 퇴임을 앞둔 윤 회장이 지난 9년간의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지만, 위 같은 이유로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는 윤 회장의 퇴임과 함께 그가 도입한 부회장직 제도가 존치할 수 있을지에 여부에 집중됐다.

윤 회장은 부회장직을 신설했던 배경으로 “부문장이라는 직무에서 폭넓은 업무 경험을 쌓아 준비된 회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으로, 다음 후계자를 키워내기 위한 제도”라면서도 “지주 내부에서는 주요 계열사 CEO를 육성하지만, 성장한 부회장을 선별해 회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권한은 이사회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윤 회장의 이번 발언은 양종희 회장 내정자가 이끌어갈 차기 KB號가 순조롭게 출항할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 퇴임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서 양 회장 내정자의 경영방침을 적극 반영해 KB의 지배구조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KB금융 사정에 맞는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이에 따른 승계 절차가 존중돼야 한다”며 “지배구조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배구조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획일화 또는 통일하려는 유혹이 있는데 각 회사의 연혁, 처한 상황, 업종의 특성과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부회장직이 매년 조직개편 과정에서 전략적 도구로 쓰일 수 있지만 경영승계 목적으로 유지할 경우 부작용도 따른다고 지적한다. 부회장직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굳어지면 차기 회장권을 두고 지나치게 견제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은 “조직적 관점에서 보면 인재 적체를 해소하고 세분되는 조직의 업무분장을 효율화한다는 점이 긍정적이지만, 단순 승계를 위한 자리 만들기로 굳어질 경우 오히려 비용을 유발해 비효율성이 커질 소지가 있다”며 “부회장 제도를 운영하다 보면 점점 차기 회장 후보감이 축소될 수 있다. 후보자 선임 과정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종규 회장은 퇴임 이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생각을 깊게 하지 못했다. 2개월 남았으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자혜
김자혜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자혜 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