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GS25, 점포 늘리기 끝나자 '방문 이유' 경쟁…편의점 IP전쟁의 속내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9-30 17:21:37
편의점 4사 점포 지난해 첫 감소…출점에서 기존점 생산성으로
CU·GS25 상반기 매출 차이 283억…한 점포서 더 파는 경쟁
K팝·출판·게임·뷰티까지 확장…협업 성패는 재방문·구매전환이 좌우
▲ CU 점포 전경/사진=BGF리테일

 

편의점 업계의 경쟁축이 '점포를 얼마나 늘리느냐'에서 '고객이 왜 다시 찾아오게 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가 처음 감소한 가운데 CU와 GS25는 캐릭터를 넘어 K팝·출판·게임·뷰티까지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협업 상품을 몇 개 더 파는 차원을 넘어 기존 점포의 방문 빈도와 구매 품목을 늘리려는 경쟁으로 읽힌다.

30일 편의점업계와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4사의 지난해 말 점포 수는 5만3266개다. 2024년 5만4852개보다 1586개 감소했다. 2023년 5만4893개에서 2024년 소폭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편의점업계가 출점을 통한 양적 성장에서 기존점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는 배경이다.

양강인 CU와 GS25의 외형이 사실상 맞붙었다는 점도 경쟁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

올해 상반기 BGF리테일의 별도 기준 매출은 4조4424억원, GS리테일 편의점 사업 매출은 4조4707억원이었다. 차이는 283억원에 그쳤다. 반면 영업이익은 BGF리테일이 1147억원으로 GS25의 927억원보다 220억원 많았다. 매출 규모만으로 우위를 판단하기 어려워지면서 어떤 상품을 팔아 수익을 남기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실제 편의점의 상품 구성도 바뀌고 있다.

CU 전체 상품 매출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분기 35.9%로 2018년보다 5.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식품 비중은 같은 기간 10.9%에서 13.9%로 높아졌다. GS25도 올해 상반기 담배 비중은 36.0%까지 낮아진 반면 식품 비중은 14.8%로 올라갔다. 단순히 고객을 많이 받는 것뿐 아니라 어떤 상품을 장바구니에 추가하게 하느냐가 수익성과 연결되는 구조다.

IP와 콘텐츠 협업은 이 과정에서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수단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GS25는 올해 1∼9월 빵 카테고리에서 약 20종의 협업 상품을 내놨다. 지난 1월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협업 상품은 빵과 스낵 등을 합쳐 약 130만개, '몬치치' 시리즈도 약 130만개가 판매됐다.

출판사 민음사와 손잡은 '민음사 빵'은 8월 출시 이후 약 150만개가 팔렸다. 제품 안에 무작위 책갈피를 넣어 빵 구매에 수집 요소를 결합했다.

상품 판매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온라인 이용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출시 이후 8월21일부터 31일까지 자체 앱 '우리동네GS'의 일일활성이용자수는 전월 같은 기간보다 약 15% 증가했고 관련 검색어도 앱 검색 상위권에 올랐다.

팬덤은 고객층을 넓히는 수단으로도 작동한다. GS25의 K팝 아이돌 앨범 구매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은 70%를 웃돈다. 올해 상반기 GS25 전체 외국인 결제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60.2% 증가했다. 명동·홍대뿐 아니라 부산·전주·수원·경주 등 지역 관광도시에서도 외국인 매출이 늘었다.

CU는 협업 상품의 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1∼8월 CU가 판매한 캐릭터 IP 협업 상품은 400여종이다. 지난해 연간 370여종을 이미 넘어섰다. 관련 상품 매출은 2024년 82.2%, 지난해 105.7% 늘었고 올해 1∼8월에도 전년 동기보다 92.6% 증가했다.

고객층도 뚜렷하다. 올해 캐릭터 협업 상품 구매 비중은 20대 34.8%, 30대 28.9%, 10대 19.0%로 10∼30대가 82.7%를 차지했다.

편의점이 젊은층을 겨냥하는 이유도 데이터에서 확인된다. 지난해 하반기 Z세대의 월평균 결제 횟수를 분석한 결과 GS25는 4500만회, CU는 4400만회로 주요 유통업체 가운데 각각 1·2위를 기록했다. 편의점이 이미 젊은 소비자가 가장 자주 접하는 오프라인 유통망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다.

협업 영역도 식품에서 뷰티로 넓어졌다.

CU의 올해 1∼7월 색조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12.1% 증가했고 구매자의 약 70%가 10∼20대였다. GS25 역시 3000원대 소용량 화장품을 확대하고 있다. 고물가 속 소용량·저가격 화장품 수요가 늘면서 CU는 뷰티 특화점도 600개까지 확대했다.

다만 협업상품 판매 증가를 곧바로 점포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해 해석하기는 어렵다.

상품마다 판매기간과 가격, 팬덤 규모가 달라 일반 상품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고 협업 상품이 추가 고객을 만들어냈는지 기존 고객의 구매 품목을 바꾼 것인지도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GS25 역시 협업상품과 일반상품의 평균 판매량을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중요한 지표는 협업 상품 판매량보다 기존점 매출과 객수, 객단가, 반복 구매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 변화는 이미 일부 나타나고 있다. 올해 2분기 개점 후 1년 이상 지난 GS25 점포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5% 증가했다. GS25가 운영하는 신선강화형 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하루 평균 매출이 약 100만원 많고 객수는 36%, 객단가는 15%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CU 장보기 특화점도 올해 1∼8월 식재료 매출이 51.6% 증가해 전체 점포 평균 증가율 20.0%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IP 협업과 특화점 전략이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여도 목표는 같다는 의미다. 신규 점포를 계속 늘리기 어려워진 시장에서 기존 점포 한 곳의 매출과 고객 체류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CU는 포켓CU에 게임형 리워드 콘텐츠인 'CU PLAY'를 넣어 앱 이용을 오프라인 점포 방문과 연결하고 있고, GS25도 협업 상품을 자체 앱 검색과 재고 확인, 예약구매 등으로 연결하고 있다. 편의점이 점포와 앱을 각각 운영하는 데서 벗어나 콘텐츠를 매개로 두 채널을 묶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편의점의 기본 경쟁력은 여전히 접근성이다. 다만 이미 전국에 5만개가 넘는 점포가 깔린 상황에서는 가까운 곳에 점포를 하나 더 내는 것만으로 이전과 같은 성장을 만들기 어렵다.

이제 CU와 GS25의 승부는 점포 수보다 한 점포에서 고객을 얼마나 자주 불러들이고, 기존에 사지 않던 상품까지 장바구니에 넣게 하느냐에 가까워지고 있다. K팝과 캐릭터, 출판, 게임, 뷰티로 번지는 협업 경쟁을 단순한 굿즈 마케팅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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