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연구기관들 LK-99의 초전도성 대부분 부정 일색
증시초전도체 테마주 추락...교차검증 후 내달초 일단락
| ▲세계 첫 상온, 상압 초전도체로 전세계를 흥분의 도가니에 밀어넣었던 'LK-99'(사진)가 초전도체 아니라는 부정적인 결과 발표가 쏟아지며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의 연구진이 개발한 'LK-99'가 지구촌에 쏘아올린 초전도체 논란이 결국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K-99의 초전도체 진위공방이 전세계 과학기술계는 물론 산업계를 뒤흔든 가운데 1차 검증을 마친 해외 연구소와 주요 학술지들이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비관적인 결과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LK-99가 세계 최초의 상온 초전도체로서 향후 산업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국내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의 기대와 희망이 빠르게 실망과 아쉬움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일각에서 긍정적 견해가 나오고 LK-99의 초전도체 검증에 종지부를 찍을 한국초전도저온학회의 LK-99검증위원회의 최종 검증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극적인 반전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게 중론이다.
◼︎ 네이처 '불순물' 혹평...검증위 시편 제작해 교차 검증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실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검증위원회는 18일 국내외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아직 LK-99의 초전도체 특성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현재 경희대, 서울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6개 연구실이 LK-99 시편(샘플) 제작에 들어가는 등 국내 7개 그룹에서 시료 재현 실험을 하고 있는데, 종전의 부정적인 견해를 견지한 것이다.
검증위는 다만 아직은 국내외 연구결과를 토대로한 1차 견해일 뿐, LK-99 시료제작을 통한 교차 검증을 거쳐 최종 결론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증위는 그간 Lk-99의 주 재료인 황산납을 수입하는 데 난항을 겪어 시편 제작이 늦어졌으나 지난주말 국내 한 연구실에 남아있던 황산납을 확보해 시편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LK-99 검증 결과가 이르면 내달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이언스에 이어 네이처 마저 독일 연구소 발표를 인용,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최고권위의 과학학술지이다.
네이처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지난 14일 합성한 LK-99에서 초전도성이 나타나는 건 결정에 없는 불순물인 황화구리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불순물과 분리된 LK-99는 전기저항이 없는 초전도체가 아니라 오히려 수 백만 옴의 저항을 가진 절연체일 뿐이란 것이다.
불순물에 의한 오인이란 얘기다. 네이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사전 논문 발표 후 대중과 연구자들이 이를 복제하려고 시도했으며, 수 십번의 시도 끝에 많은 전문가들은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고 강조 했다.
지난달 27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한 연구원이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LK-99의 재료 중 납-인회석은 비전도성 광물이며 이는 초전도체를 만들기엔 유망하지 않은 광물"이란 주장과 더 일맥상통한다.
| ▲ LK-99를 둘러싼 상온 초전도체 진위공방은 결과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초전도물질의 중요성과 잠재 가치를 일깨워주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테마주 급락...진위여부 떠나 초전도체 잠재 가치 각인
이처럼 국내 검증위의 최종 결론이 나와야 LK-99의 초전도체 진위공방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결과를 종합하면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개발했다는 상온, 상압 초전도체 개발 논란은 대한민국 과학기술계의 또 하나의 해프닝을 종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말 그대로 일장춘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외 연구소와 학계에서 LK-99의 초전도성을 부인하는 견해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럼에도 당사자인 퀀텀에너지측의 이렇다할 해명조차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검증위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검증위측은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도 전에 시종일관 부정적이다.
초전도학회는 이날 3차 브리핑에서 “이미 많은 외국기관들이 LK-99 재현실험과 물성 측정까지 했지만 초전도 특성을 찾지 못했다”면서 "설령 퀀텀측이 공개한 논문 실험 결과들과 같은 특성값이 나오더라도 이 물질을 결코 상온 초전도체라 보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추가 검증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LK-99가 꿈의 물질인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부정론 쪽으로 크게 기울면서 한달 가까이 증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초전도체 테마주들도 줄줄이 급락하고 있다. 덕성, 파워로직스, 모비스, 등 초전도체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이 18일 줄줄이 하한가로 장을 마쳤거나 폭락했다.
네이처의 초전도체 부정 소식이 전해진 지난 17일부터 이틀동안 투매현상이 벌어졌다. 그러나 일부종목은 18일 장을 열자마자 하한가로 직행, 매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위 상투를 잡은 개인투자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지는 등 후유증이 상당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초전도체 테마주의 몰락은 아웃풋이 전혀 뒷받침되지 않는 반짝 테마주들에서 자주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실적이나 기업가치를 무시한 묻지마식 테마주 투자가 각별히 주의를 요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사례"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LK-99의 사상 첫 상온, 상업 초전도체 논란과 진위공방 끝에 최종적으로 초전도체가 아닌 것으로 결론나더라도 그저 의미없는 해프닝으로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이 무엇보다도 '꿈의 물질'이란 상온 초전도체의 무한한 잠재 가치와 가능성을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 시켜준 의미있는 사건인 것만은 분명하다.
과학기술계 한 전문가는 "LK-99 논란은 그 진위 여부를 떠나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과학기술 강국들이 왜그렇게 오랫동안 사력을 다해 초전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지를 간접적으로 증명시킨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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